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자구안` 입니다.
요즘 신문 방송에 참 자주 등장하는 단어, `자구안` 입니다. 위기상황에 빠진 기업이 스스로 먼저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채권 은행단에 내는 계획안입니다. 물론 이 `자구안`을 내는 이유는 `은행에서 우리를 좀 더 봐주셔야겠습니다.` 라는 사정을 하면서 내는 일종의 반성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그룹 삼성의 계열사이고 한 해에 20조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삼성중공업이 바로 이 `자구안`을 제출했습니다. 삼성 계열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낸 건 1999년 삼성자동차 이후 17년 만입니다.
`자구안`의 내용을 보면 거제 삼성호텔과 두산 엔진 지분 매각을 통해 2,200억 원을 마련하고 수주물량 감소에 다른 도크의 단계적 폐쇄, 그리고 인력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삼성중공업, 작년 하반기부터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통해 1,000억 원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고 직원도 500명 정도를 줄였습니다.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한진 해운, 현대 상선 등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거의 모든 회사들의 `자구안`을 보면 한결 같습니다. 골프장과 호텔을 팔고 직원을 줄이고. 글쎄요. 과연 지금 필요한 것이 이런 류의 천편일률적인 `자구안`일까요? 오히려 우리 회사를 어떻게 바꿔 나가겠다는 이른바 현실성 있는 비전을 담아야 하지 않을까요? `자구안`은 스스로가 구한다는 뜻입니다만 지금 필요한 건 스스로 어떻게 회사의 구조를 바꿀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일 것입니다.
채권단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의 기준도 다만 얼마의 자산을 매각해서 유동성을 확보할지 혹은 직원을 얼마나 줄여서 경비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 와 같은 재무제표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체질을 어떻게 강화해서 영속기업으로서 생존해 갈 것인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계획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진정성이란 것은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주주의 회사를 책임지고 살리겠다는 의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구안`의 주체는 해당 회사뿐 아니라 경영권을 행사한 대주주를 가리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현대 상선이 오늘 5개 선주사와 마지막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섭니다. 최대 채권자인 산업은행도 참여합니다. 용선료를 인하해준다면 현대 상선의 회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배 값을 인하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친 건데, 혹 선주사들이 `대주주는 회사 살리는 데 올인 했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구조조정은 일방적인 다운사이징이 아닙니다. 차별화와 특화입니다. 생존이 우선이겠습니만 어떻게 살 것인가도 이 구조조정 기간에 동시에 챙겨야 할 화두입니다. 어쨌거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까지 김 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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