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일명 ‘강남역 묻지마 살인’ 피의자 김모(34)씨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24일 오전 8시55분께 현장검증을 위해 사건현장에 도착한 김씨는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희생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감정이 없고 어찌됐든 희생돼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심경을 묻는 기자의 말에 "뭐, 담담하다. 차분하다"고 짧게 답했다.
개인적인 원한이 없는데 왜 피해자를 죽였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과정에서 형사님들에게 충분히 말씀드렸고, 동기와 이유 등에 대해 차후 조사 과정에서 말하겠다"고 말한 뒤 현장 검증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0여분간 김씨와 함께 사건 현장인 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현장검증에는 강력팀과 과학수사팀 형사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씨는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등 범행 시작 전후 장면을 총 두 차례 태연하게 재연했다. 김씨는 시종일관 담담하게 현장검증에 임했으며, 특별한 심경변화는 보이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처음과 달리 김씨가 지금은 죄송한 마음을 간간이 표현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장검증을 모두 마치고 나온 오전 9시 35분께 김씨는 "일주일만에 현장에 온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은채 경찰 호송차량으로 향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7분께 건물 1층 주점과 2층 노래방 사이의 공용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로 2008년 이후 병원에 6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는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죄 사실 입증과 증거 확보에 필요한 조사를 대부분 마쳤으며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26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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