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4위권 조선사였던 STX조선이 사실상 법정관리행 수순을 밟아가고 있습니다. 3년간 4조원을 쏟아 부은 부실기업의 법정관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은행권의 충당금 부담과 손실,이에 따른 관리·감독 책임 논란도 거세질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밑 빠진 독’ STX조선의 최종 종착지는 결국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절차인 법정관리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25일 열린 산은과 수출입은행, 농협 등 채권단회의가 실무자급이어서 곧바로 자율협약 종료, 법정관리라는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현 체제에서 회생이 어렵다는 결론 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인터뷰> STX조선 채권은행 관계자
“더 이상 실탄을 투입해도 회수 어렵다고 판단, 법정관리 기정사실로 보면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빅 데이터 간담회 직전 STX조선의 법정관리와 관련해 “여러 파장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사실상 법정관리행을 시사했습니다.
불황과 저가수주의 여파로 재무상황이 악화돼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돌입한 STX조선은 채권단 공동관리 이후 무려 4조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백약이 무효.
2013년 1조5천억원 영업손실, 지난해 3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내는 등 바닥이 깨진 독에는 아무리 물을 부어도 차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채권단은 회생 가능성이 낮고 추가 자금을 넣어도 배를 건조하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곳곳에서 튀어나올 빚, 우발채무를 갚는 데 쓰일 뿐이라며 초읽기에 들어간 법정관리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STX조선 채권은행 관계자
“우발채무 많아 실탄 넣어봤자 선박 건조 아닌 튀어나올 우발채무 갚는 데 급급할 것”
추가로 쌓아야할 충당금만 2조원대가 넘는 국책은행의 부실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법정관리 후에도 회생 여력이 크지 않아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어 그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STX조선 채권은행 관계자
“법정관리 간 이후 법원에서도 STX조선 회생 가능성 없다고 판단되면 파산 절차 밟게 된다”
자율협약 종료는 채권단 신규 자금지원 건이 아닌데다 농협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이 모두 발을 빼고 국책은행만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법정관리 여부는 수일 내에 최종 의사 결정만을 남겨두게 됐습니다.
천문학적 자금 투입, 국책은행 손실, 자본 확충, 협력사 줄도산, 대량실업 등 제반 이슈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부실경영, 관리감독 실패에 따른 책임론, 추가 퇴출 등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은 그 후폭풍과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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