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채권銀·현대중공업, 하이투자證 연내 매각 합의‥비조선 분사·IPO 내년 상반기 실행

김정필 부장

입력 2016-06-01 13:13   수정 2016-06-01 18:02



-주채권은행·현대重 "하이투자證 연내 매각"
-채권은행 권유 연내 매각 진행 양측 `합의`
-비조선 스핀오프 통한 IPO 일정도 앞당겨
-‘수주절벽’ 해소‥사업 효율성 증대 도모
-삼성重도 잠정 승인‥최종 실사 후 `확정`

-대우조선 스트레스 테스트 내주 마무리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중인 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 등을 검토중인 가운데 자구안에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매각 시기가 명기되고 시기도 내년이 아닌 올해로 앞당기기로 하는 내용을 주채권은행과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조선부문의 경우 스핀오프(spin-off,분사)를 통한 IPO 역시 내년 하반기에 잡혀 있던 IPO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자구안에 따라 주채권은행은 수주와 발주처에 대한 입장, 경제적인 파장 등을 고려해 현대중공업에 대한 실사가 진행중임에도 ‘의미있는 자구계획’이라며 자구안을 잠정 승인했습니다.

1일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국경제TV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현대중공업 자구안과 관련한 실사를 진행중이고 실사가 7월 중순에나 마무리 되지만 현대중공업의 해외 수주와 발주처에 대한 입장, 자금 조달 등의 문제를 감안해 잠정 승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채권은행·현대重, 하이투자증권 연내 매각 합의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 매각시기의 경우 당초 2017년 추진한다는 내용이 자구안에 담겼지만 2016년 즉 연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주채권은행과 현대중공업 간에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자구안 잠정 승인과 관련해 “조선업황 관련 부문은 워낙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둘째 치더라도 결국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부분”이라며 “특히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기와 비조선 부문 스핀오프 IPO 일정을 앞당기는 데 합의 한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제출안 자구안에는 당초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2017년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주채권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논의한 결과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2016년으로 앞당기기로 양측간 합의했다”고 최종 확인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답변 공시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대해 “검토했지만 확정된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자구안 진행과정에서 합의하면서 하이투자증권이 연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습니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이 시장에서 형성된 매각 가격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닌 장부가보다 낮은 수준인 것이 문제”라며 “우투증권, 대우증권, 현대증권의 경우처럼 일정 규모 이상으로 몸집 키우기를 원하는 증권사들이 달려들 경우 매각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동성 급한 현대重, 하이투자증권 연내 매각으로 `선회`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3월 현재 7천억원 초반대로 우투나 대우, 현재증권 인수처럼 단번에 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매물이지만 자기자본이 1조 중반이나 2조원대인 증권사라면 향후 IB 도약을 위해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금투업계와 재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8년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인 CJ투자증권 지분을 7천억원 대에 인수할 때 현대중공업은 CJ자산운용 패키지도 합쳐 인수했고, 이 가격이 7천5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이후 3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단행해 사실상 쏟아 부은 자금만 1조원대여서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파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자구안 승인과 관련해 실사가 끝나는 7월 중순까지 시간이 지체될 경우 수주와 발주처에 대한 이미지,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것을 감안할 때 유동성 확보, 잠정적이라도 자구안 승인이 시급한 만큼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늦출 수 없다는 주채권은행의 권유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실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자구안이 최종 승인됐다기 보다는 자산 매각,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자구안에 세부사항을 조율하며 나름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어 잠정적으로 자구안에 의미를 부여하며 수주나 경영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사전적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조선부문 분사 이후 IPO 내년 상반기로 시기 앞당겨져
현대중공업의 비조선 부문의 경우도 스핀오프(분사)를 통한 IPO 일정 역시 당초 2017년 하반기로 돼 있던 것이 2017년 상반기로 앞당겨 지는 자구안으로 주채권은행과 합의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해양 부문외에 풍력 등 그린에너지, 포크레인과 굴삭기 등 건설중장비 등 비조선부문의 일부 사업부를 스핀오프(분사)해 IPO할 계획이 자구안에 포함돼 있는 가운데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초 제출된 자구안에는 2017년 하반기에 분사를 통한 IPO 안이 기재돼 있었는 데 이것 또한 앞당겨야 하지 않겠냐는 주채권은행의 권유를 현대중공업이 받아들여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사업다각화 등을 위해 진출한 풍력과 태양열 등 그린에너지 사업과 중국 등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중장비 부문의 부진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선과 관계가 없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부문을 분사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 구체화되는 셈입니다.

‘수주절벽’ 등 향후 1~2년내 현대중공업의 도크가 비게 되는 상황이 임박한 현 시점에서 자구안을 잠정적으로라도 승인받아 수주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직접적인 수익창출이 미진한 비조선사업 부문을 분리해 효울 증대, 직간접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효과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주채권은행 “7월 중순 실사 결과에 따라 승인 최종 확정”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최종 실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 때가서 일부 조정될 여지는 있지만 제출된 자구안과 주채권은행과 현대중공업간 계열 매각, 분사 등에 합의에 이른 만큼 의미 있는 자구안이라는 언급을 통해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도록 하는 수순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조선 빅3` 중 가장 먼저 당국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게 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도 일정부분 속도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투자 유가증권과 부동산 자산 매각, 계열 매각, 분사, IPO,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는 등 향후 사실상 올해부터 2~3년간 3조5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실행하는 수순에 돌입하게 됩니다.

하이투자증권 매각 연내 추진과 비조선부문 스핀오프를 통한 IPO 일정 등이 합의에 이르고 이에 대해 자구안 잠정 승인이 나오면서 향후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에 대한 자구안 확정, 구조조정 방향도 윤곽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重도 잠정 승인‥대우조선 내주 스트레스 테스트 마무리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산은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아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합니다.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 계획은 약 1조5천억원 규모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거제도 호텔과 판교 R&D 센터 등 비업무용 자산 매각, 보유한 유가증권의 매각, 인력 감축, 설비 축소 등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4조원대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차 자구안을 제출한 데 이어 스트레스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이번주 후반이나 다음주중 2조원 정도의 2차 자구안을 확정해 최종 제출할 예정입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채권은행 주요 구조조정 관련 임원과 대책회의를 갖고 이르면 다음주중 조선업 구조조정 관련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어서 조선 빅3, 중소형 조선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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