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청년은 어쩌다 토막살인범이 되었나..대부도 살인사건, '추적60분'서 조명

입력 2016-06-02 00:00  


지난 5월 1일, 안산 대부도의 한 배수로 주변에서 남성의 하반신 사체가 발견됐다. 이후 9백여 명의 경찰들이 대부도 일대 수색에 나섰고, 이틀만에 마대자루에 들어있던 상반신 사체도 발견됐다. 지문감식으로 밝혀진 피해자는 40대 남성 최모씨.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대부도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은 시신 발견 나흘 만에 인천의 한 원룸에서 체포됐다.

“상상이 안 돼요. 너무 선하게 생겼어, 사람(속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 이웃주민

이틀 뒤,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그의 이름과 얼굴은 전국에 알려진다. 범인은 서른 살 청년 조성호. 말끔한 그의 외모와 평범했던 삶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쏟아지면서 그 충격은 더해갔다.

◆ 꿈 많던 청년, 하루 아침에 살인마 되다

“열심히 살고 싶었습니다” - 구속 후 조성호

한때 잘 나가던 애견카페 사장에서, 성인영화 배우와 매니저, 보험 영업, 공장, 숙박업소 아르바이트까지 성공에 대한 욕심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조성호. 그러나 모텔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최씨와의 만남이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모텔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게 된 두 사람. 경제적으로 불안정했던 조성호는 최씨의 원룸에서 함께 살게 된다. 사소한 말다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갈등으로 불거지고, 반복되는 최씨의 무시와 폭언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데.

“저희 가족 뿐 아니라 성호 주변 사람들도 못 믿고 있어요. 어떻게 그런 사람을 만나서 성호가 왜 그렇게 된 건지…” - 조성호의 가족

“눈빛이 싹 변하면서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표정이 있어요. 그때 딱 사이코패스 느낌이 나더라고요” - 성인영화업체의 배우 지니킴(가명)

조성호를 향한 엇갈리는 증언. 그 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 범행 이후 열흘간의 행적

끔찍한 범행수법과 사체 훼손 방식, 시신을 유기한 뒤의 행적 등 조성호의 범행과정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그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져만 갔다. 경찰 수사 초기 조씨의 진술에 따르면 최씨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망치로 내려쳐 살해했고, 약 열흘에 걸쳐 주방용 칼로 시신을 훼손했다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작은 장기는 배수구를 통해 흘러가도록 했다는 충격적인 진술도 이어졌다. 또 화장실에 시신을 방치한 상태로 샤워를 하고, 방에서는 영화를 즐기기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아.. 이건 아닌데.. 너무 충격적이에요. 그 아이는 지금 이미지하고는 전혀 상반된 그런 아이에요, 정말 확실해요” - 학창시절 담임교사

대부도 인근에 상, 하반신 사체를 유기하고 돌아온 조성호는 범행 이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SNS에 미래에 대한 계획과 희망을 담은 글을 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았던 주변 사람들은,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믿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대체 무엇이 조성호를 악마로 만들었을까.

◆ 무엇이 그를 분노하게 했는가

“자존심이 굉장히 센 사람이에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금전적으로 많이 허덕이는 게 보였어요” - 성인영화업체 동료 배우

불과 2년 전, 20대 후반의 나이로 애견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던 조성호. 그의 인생이 달라진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애견카페 시절의 단골들과, 조씨가 피해자 최씨를 만나기 직전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들, 최근까지 그와 함께 거주했던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조씨의 삶을 재구성해본다. 평범하게만 보였던 조씨가 토막살인을 저지른 밑바탕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경찰청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을 비롯한 범죄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해본다.

◆ 2016년 위험 사회의 경고..‘무시’를 무시하지 마라

2016년 경찰청이 발표한 ‘한국의 이상(異常) 범죄 유형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범죄 중 분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범죄는 약 28.6%를 차지했다. 2012년 여의도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사건에서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각목 폭행 사건, 강남역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놀라게 한 이상(異常) 범죄들과 조성호 사건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본다.

“사회구조의 해체와 함께 범죄 유형이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거든요.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들이 많이 발생하겠죠”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최근 잇따라 발생한 끔찍한 이상(異常) 범죄에 불안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상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위험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1일 방송되는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조성호 대부도 토막살인사건을 통해, 이상범죄의 실태와 함께,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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