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 래퍼 던밀스 "씨스타 효린, 콜라보 해보고 싶어요" 에서 계속
던밀스가 처음 힙합을 접한 건 15살, 캐나다 유학 생활 때였다. “음악은 그 전부터 좋아했지만 중1 때 드렁큰 타이거의 ‘굿 라이프’를 들었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들으면서 심장이 두근댔던 기억이 나요. 원래 꿈이 래퍼는 아니었는데 그 때 살던 캐나다 동네에 콘로우 헤어스타일이나 삭발한 흑인들이 엄청 많았어요. 처음엔 그저 힙합이 멋있어서 좋았고, 영화 ‘8마일’에서 에미넴이 버스에서 가사 쓰는 걸 보면서 따라해보기도 했죠. 매일 가사를 썼지만 녹음할 곳이 없었는데 이 때 신기한 에피소드가 있었죠(웃음) 어느날 햄버거 가게에 갔는데 흑인 거지가 구걸을 하더라고요. 저한테 ‘너 마약 팔아볼래?’ 하길래 ‘마약은 안 팔아. 난 랩 해’하면서 랩을 조금 들려줬어요. 그랬더니 잘한다면서 종이에 번호를 적어주더라고요. 연락해서 가보니까 녹음실이었어요”
이미 국내 힙합신에서 독보적인 클래스의 이름값을 자랑하는 던밀스. 수많은 뮤지션들의 꾸준한 러브콜까지 받고 있지만 최근 Mnet ‘쇼미더머니5’ 출연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래퍼들처럼 유명세에 대한 동경은 없는지 궁금했다. 던밀스는 “‘쇼미더머니’는 단기 알바 같아요”라고 운을 뗐다.
“요즘엔 힙합은 몰라도 ‘쇼미더머니’는 다 알잖아요. 거기 나온 래퍼들이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버니까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근데 그 인기도 길어야 5개월이더라고요. 괜히 방송 이후에 초심 잃고 헛바람 드는 래퍼들도 여럿 봤거든요. 무엇보다 힙합은 오디션 시스템에 담아내기 힘든 장르라고 생각해요. 방송에 나온 싸이퍼 미션 같은 것도 힙합문화를 억지로 껴놓은 느낌이 들어서 어쩐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죠.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방송 보면 진짜 재밌잖아요. 다음회 엄청 궁금하고(웃음)”
실제로 시즌 2 예선에는 참가 시도를 한 적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홍대에서 오디션을 보더라고요. 그때 호기심에 갔는데 체계도 없고 너무 오합지졸이어서 좀 화가 났어요. 잠깐 기다리다가 바로 뒤돌아 나왔죠. 그 이후로는 참가할 생각을 해본 적이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최근 그를 방송에서 본 기억이 있다면 아마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일 확률이 높다. 그는 올해 초 데프콘, 넉살, 딥플로우와 함께 출연해 의외의 매력을 뽐냈다. “회사에서 저를 예능인으로 키우려는 분위기가 있어요(웃음) 방송 이후에 ‘지코랑 같이 랩한 애’로 기억하시던 분들이 얼굴을 알아봐주더라고요. 예능이요? 하고 싶어요(웃음) 지금 `힙합플레이야` 라디오 진행하면서 나름 치밀하게 입담 준비하는 중인데요(웃음)”
마냥 화끈하고 충동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편견은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이미 깨져 있었다. 매 질문마다 꾸밈 없고 묵직한 진심을 전한 던밀스는 누구보다 `튼튼한` 미래를 고민하는 래퍼였다. 늘 앞날을 준비한다는 그는 "나이 들어서도 오래 랩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 전하기도 했다.
7월 8일 발매 예정인 그의 앨범 제목과 타이틀곡 역시 ‘미래’다. “‘지금 이 시간은 내가 꿈꿔왔던 미래일 수도 있고 내가 지금 열심히 하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겠지’란 뻔한 내용입니다(웃음) 근데 랩이 고퀄리티라서 많이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네요”
이날 던밀스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누군가의 롤모델’이 꿈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음악적인 건 물론이고 겉모습까지 완벽하게 멋있는 래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도 처음엔 힙합 그 자체의 멋에 빠져서 음악을 시작했거든요. 지금 10대 친구들이 ‘나도 던밀스 형처럼 멋있게 랩 잘하는 사람 돼야지’하는 생각을 가지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제가 그 나이 때 봤던 힙합 본연의 멋을 어린 래퍼들이 느끼고 꿈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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