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주민 "그럴 수도 있지" 인터뷰 논란…괴로운 섬마을 여교사들

입력 2016-06-07 16:03  



전남 신안군의 한 섬마을에서 20대 여교사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마을 주민들의 인터뷰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더하고 있다.


신안군 섬마을의 한 주민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8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피하다. 관광지라서 이미지도 있고 다 가정도 있고 자식들도 있는 남자들이지 않느냐”면서 피해자보다 마을의 이미지를 우려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또 다른 주민은 다른 매체에서 “술이 시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까지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한 상인은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울에서는 묻지마 해서 사람도 죽이고 토막살인도 나고 그러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신안군 뿐 아니라 섬마을의 경우 대부분 고립되어 있고 인구수도 적다보니 주민들끼리 유대관계가 끈끈해 외지에서 온 교사들의 경우 근무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터줏대감 노릇을 하는 주민들이 권하는 술을 거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고충이다.


전남의 한 섬마을 학교에서 근무하는 A여교사는 "섬에서는 제사나 집안 행사로 음식을 준비하면 불러서 나눠 먹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며 "술자리로 이어질 것이 뻔한 데 그것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고 섬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호의를 베푸는데 거절하면 섬 특성상 학부모·지역민과의 유대와 친화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러낸 사람들이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이면 술자리든 식사자리든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여교사를 둘러싼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문에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B교사는 "나와 상관도 없는 근거없는 얘기들이 마을에서 돌아 황당한 적이 있다"며 "마을 사람들이 말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아 입을 항상 무겁게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깍듯하게 예의를 차리고 있다"며 "어쩌다 그냥 지나치기라도 하면 바로 버릇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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