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辛, 매울 辛`입니다.
코스피 1.9%, 상하이지수와 니케이 지수 모두 3% 이상 하락해 오랜만에 아시아 증시가 싸해졌습니다. 치솟던 유가도 하락 반전했고 유럽과 미국 주식 시장도 힘을 잃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미국 금리인하 지연 전망으로 한껏 강세 장을 즐기던 분위기는 오간 데 없습니다.
다음 주로 다가온 브렉시트의 공포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악의 총기 사건이 일어난 미국에서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 총기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슬림 이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겹치지만 주류 백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이 또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설 것입니다. 트럼프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는 얘기입니다.
영국에는 미국 못지 않은 무슬림들이 살고 있습니다. TV를 통해 미국의 총기 테러를 지켜봤을 영국 사람들도 우리도 `저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IS와 같은 테러집단에게 영국은 미국과 별로 다르지 않은 나라입니다.
과격한 이슬람 테러집단과 브렉시트가 무슨 관계냐고 할 수 있습니다. 관계가 있습니다. 영국에 한 동안 살다 보면 어쩔 대는 미국보다 더 다민족 국가구나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2차 대전으로 수많은 젊은 남성을 잃은 영국은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출신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들도 이어서 들어오게 됩니다.
영국을 여행하다 보면 쇠락한 성공회 교회들이 차례로 이슬람의 모스크로 변해가고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또 많은 시리아 난민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여론 조사를 보면 60대 이상 중·노년층의 브렉시트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옵니다. 1975년 현재 유럽연합의 전신격인 유럽경제연합의 탈퇴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 참여했던 세대들이죠. 당시 잔류 의견에 표를 던진 영국 사람들은 우리 자식, 손자 시대에는 통합 유럽에 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자기희생을 하면서 투표장에 갔다고 합니다. 이 영국 사람들 지금 40년 동안 뼈 빠지게 일했는데 결국 늙어서도 이민자들 먹여 살려야 하나. 라는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는 가끔 강한 실행력을 갖습니다. 이번 국민투표에 이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고 그래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립주의가 영국에서 브렉시트라는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가부를 묻는 다른 나라의 국민투표 그것도 박빙의 여론조사를 가지고 결과를 예측하고 나아가 투자판단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주식을 팔아 치우기는 반대의 결과가 줄 고통이 매우 매울 수 있겠지요. 다만 반대로 정말 브렉시트가 현실화됐을 경우 적극적으로 주식을 산 사람들은 더 매운 맛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걸 한마디로 불확실성이라고 합니다. 주식 시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그 불확실성 말입니다.
하긴 요즘 우리나라에도 매운 맛을 톡톡히 보고 있는 분들이 또 있더군요. 그 분들 이름 앞에 있는 그 매울 신처럼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 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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