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9,000대 1` 입니다.
한국 토지 주택 공사가 분양한 영종하늘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 택지 분양에 신청자가 무려 6만 여명이 몰리면서 `9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시중 자금들이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개포주공을 비롯한 강남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들은 반년 사이에 2억 원이 넘게 오르는 곳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싸지만 인근의 분양가를 감안하면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들자 역시 뭉칫돈이 몰리는 것입니다.
1억 원을 맡기면 한 달에 세금을 제외하고 10만 원도 못 받는 상황이니 인내심도 한계를 보이는 걸까요? 지난 17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 예탁금도 사상 최대치로 늘었습니다. 이도 저도 결정을 못하고 그냥 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요구불 예금도 금리인하 직후 5영업일 동안 6조 원 넘게 늘었습니다. 기관 투자가들의 단기 유동성 자금인 MMF도 120조 원으로 늘어서 연중 최대치가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직 불안하지만 여차 하면 뭔가 해봐야겠다는 돈이 늘고 있고 그 중에 용감한 분들은 일단 부동산 시장부터 두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은행에만 머문 일본 사람들의 돈 때문이었습니다. 이자를 주지 않아도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은행으로만 몰렸던 돈을 어떻게든 빼내서 소비하게 하고, 부동산 투자도 하고, 주식도 사게 하려는 정책이 바로 아베노믹스이기도 합니다.
돈을 은행에서 나오게 하는 간단한 방법은 수익을 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부동산 시장이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내년, 내후년 단독, 다 가구를 합쳐 아파트 입주 물량은 매해 50만 가구 정도로 추산 됩니다. 우리나라 한해 적정 주택 보급량 보다 해마다 15만 가구 정도가 초과된다는 얘기입니다.
몇 년 전부터 분양 러쉬를 이루며 가장 인기였던 대구는 올해 상반기에 오히려 아파트 가격이 빠지고 있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것, 여기에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증권 투자를 업으로 하는 분들은 늘 우리 자산 시장에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을 합니다. 거의 대부분 틀린 이 조언을 저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장의 회복으로 인한 가계 소득의 증가가 수반 되지 않으면 우리 가계의 70%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산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의 지역별 차별화와 양극화가 극심한 이유입니다.
`9,000대 1` 이라는 가망 없는 희망을 가지고 발품을 팔고 있을 잠재적 투자자 여러분들께서도 그 노력의 절반 정도라도 좋은 기업, 지금은 아무나 살 수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아무나 살 수 없는 기업을 찾는 데에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포트폴리오라는 건 돈을 나누어 투자하라는 의미지만 시간과 노력을 적절히 배분하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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