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35억 원` 입니다.
축구 좋아하는 분들 많으시죠?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시즌 중에 사임하고 중국 프로구단 쑤닝으로 옮기면서 받은 연봉입니다. FC서울에서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3억 원에 비하면 10배가 넘고, 올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이끈 레스터 시티의 라니에리 감독의 연봉 25억 보다 많은 금액이니까 배신자라는 이런 얘기를 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
중국은 지금 바야흐로 축구굴기의 시대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영도아래 빠른 시간 안에 월드컵에 진출하고 월드컵을 유치하며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해 2050년까지 FIFA랭킹 1위를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기업들의 축구 투자는 유럽 프로축구 리그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유명 선수를 데려오는 데 수 백억 원을 쓰는 것은 예사고 아예 영국의 아스톤 빌라, 이탈리아의 인터밀란 같은 전통의 명문 구단을 사들이기도 합니다.
내년까지 전국에 2만 개의 축구 전문학교를 세우고 10만 명의 축구 선수를 키우겠다고 하니 우리와는 그 스케일 자체가 다릅니다.
공한증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 대표팀만 만나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중국이 안되겠다고 나선 건 6.15참사 때문입니다. 이길 것으로 믿었던 2013년 태국 대표팀에게 1대 5로 대패한 이 치욕적인 참사 이후에 결국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까지 나서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축구굴기를 시진핑 주석의 기호의 문제로 폄하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국가를 이끌어가려는 방향을 읽어야 합니다. 집권 이후 수출과 투자 중심에서 내수와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중국이 성장률 저하와 극심한 양극화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문화와 스포츠를 들고나온 거고 그 중심에 축구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조선, 해운,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의 혹독한 구조조정의 이면에는 더 크게 열리고 있는 중국의 내수 소비시장이 있습니다. 화장품과 과자처럼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것도 좋습니다만 앞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더욱 눈부실 겁니다. 최용수 감독의 치솟은 연봉이 그 증거입니다.
개봉한지 한 달 된 영화가 1억 명을 끌어 모으고 온라인 게임의 고수가 되기 위해 수 백만 원짜리 아이템을 사는 데도 아낌없이 돈을 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최대의 IT기업 텐센트가 무려 10조 원을 주고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사 수퍼셀을 샀습니다. 우리 게임업체들 격세지감을 느낄 겁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게임 개발사들에게 좋은 게임 좀 달라고 보채고 배워갔던 그 텐센트가 이젠 세계 1위가 됐고 우리 게임 업체들은 이제 텐센트가 없이는 중국에 들어갈 수 없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중국을 이기길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에게 이기고 중국 사람들에게 더 사랑 받게 되기를 더욱 더 바랍니다.
이왕 가기로 한 것, 최용수 감독도 쑤닝을 우승으로 이끌기를 바랍니다. 중국 사람들이 `역시 한국이다.`라고 느끼게 말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 증시라인 11, 평일 오전 11시 LIVE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