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중대한 사안에 대해 신중하지 못하게 판단하여 혼란을 야기시켜 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 드립니다.
또 다른 프로그램 국고처에서 일단 모두 매도하시고 레버리지 ETF 절반 현금 절반을 보유하시라는 설명을 드렸었는데요. 그 부분은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한 번 자세히 설명을 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브렉시트에 해법을 먼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다행스럽게도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중요한 참고 지표는 <OIS스프레드>입니다.
시장에서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게 되면 초단기 상품에서도 스프레드가 벌어지게 되는 특성을 통해 시스템 리스크를 매우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OIS스프레드가 25BP이상 벌어지면 금융 위기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요. 유로존의 Euribor-OIS 스프레드는 브렉시트 이전과 이후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브렉시트 당사국인 영국의 경우에만 Libor- OIS 스프레드가 201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살짝 금융경색의 조짐이 있을 뿐입니다.
전반적으로 판단하건데, 브렉시트가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미리 현금을 들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은행권의 안정을 위해서 400억 유로의 긴급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고, 일본 은행은 장기 국채 매입을 통해서 4750억 엔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했고, 영국중앙은행 도 2,500억 파운드 규모의 유동성을 즉각 공급하기로 했고, ECB 역시 TLTRO2를 통해 4,000억 유로에 가까운 유동성을 제공했지요.
시스템 위기만 아니라면 일단 한시름 놓을 수 있겠습니다.
그럼 천천히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설명드리죠.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4개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유나이티드 킹덤>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애초부터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앙숙관계였습니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의 모습처럼 서로 뼈를 주고 받는 사이였지만 왕족의 정략적 결혼 이후 하나의 나라가 된 것이죠.
하지만 지금도 축구 경기를 하면 서로간의 경기에 더욱 목을 메고 볼 정도로 이들의 관계는 피로 얼룩진 과거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얼마전 스코틀랜드에서는 독립 의지를 밝히면서 투표를 했었지만 잔류로 결정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유로존에 남아야 하겠다는 표가 65%에 달하기 때문에 그것을 빌미로 다시 독립 의지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서는 EU탈퇴가 결정나던 날 따로 EU에 자신들은 유로존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영국 외에도 덴마크와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다른 국가의 추가 이탈도 걱정스럽습니다.
주요국 중에서 하나라도 이탈이 가시화 된다면 분담금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유럽의 문제국들도 함께 유로존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경제력이 비슷한 몇 개의 나라로 유로존은 재편되게 될 것이고, 이는 유로존의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감이 반영되어 주가가 급락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 그렇게 절망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유로존의 구조적 결함을 수정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28일과 29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유로존 정상 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특히 영국의 브렉시트가 이미 나쁘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난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 스페인 총선에서도 기존의 집권당 국민당이 승리를 거두었다는 매우 반가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역발상적으로 생각한다면 브렉시트라고 하는 이벤트가 오히려 흔들리던 유로존에 결속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브렉시트를 별 타격 없이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도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스코틀랜드를 독립시키는 것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영국 의회가 재선거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선택은 오히려 혼란만 더욱 야기시킬 뿐입니다.
이미 국민의 선택이 브렉시트로 결정 되었다면 좀 더 부작용이 없는 방향으로 가야만 합니다.
제가 만약 영국의 총리라면 현재 상태에서 명목상으로만 탈퇴를 하고 모든 상황은 그 이전의 상태 그대로 유지 시키는 방안을 제시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나 스웨덴은 EU에 속해 있지도 않으면서 유로존의 주요 협약 중 하나인 <셍겐조약>을 이행하고 또한 EU분담금도 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EU에 돈을 낸 이유는 간단합니다.
5억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이라고 하는 매우 중요한 경제적 이익 때문이었습니다.
영국은 아시다시피 금융이 발달한 나라입니다.
금융산업이 전체 GDP에서 26%나 차지하지요.
영국에도 유로존이라고 하는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은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액면상으로는 EU밖으로 나가서 EU 정책의 투표권을 상실한다고 해도, 분담금은 과거와 같은 비율로 납부하는 쪽으로 협상하고 EU에 대한 시장 접근을 유지한다면 사실 상 브렉시트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물론 EU당사국들은 이것 저것 특혜를 다 챙기고도 밥그릇을 걷어 찬 영국이 지금 미울 것입니다.
그래서 기왕 나가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면 빨리 짐싸서 나가라고 떠 밀고 있지요.
영국으로부터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EU의 주요 인사들이 과연 영국과 좋은 관계로 원만한 이별을 해 줄 지의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27개국의 중지가 모아져야만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은 어느 쪽으로 귀결될 지의 여부를 전혀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최악의 시나리오만 시장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십시오.
앞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고 성실하게 제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생각으로 혼란을 드린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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