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광현 803호(138t)`의 선장과 기관장이 베트남 선원 2명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현호 선상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해양경비안전서(부산 해경) 이광진 정보수사과장은 28일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광현호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의 시신 훼손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한국인 항해사가 어제 입국하며 살인 당시 상황에 대해 `참담했다`, 살인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에 대해 `살인마`라고 했는데 그런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시신의 훼손 정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심각하고 범행 수법이 잔혹·잔인했다"며 "흉기로 난자당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잔혹한 살인현장에서 한국인 항해사 이모(50)씨는 통솔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죽음의 항해`를 했다"며 "이씨가 단순히 살인사건을 신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덤벼드는 살인 피의자 2명을 제압한 검거자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항해사 이씨는 단단한 체격에 상당한 무도 실력을 갖췄다고 이 과장은 밝혔다. 항해사 이씨는 29일 부산 해경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씨는 광현호가 정박 중인 세이셸에서 27일 국내로 입국해 "저는 일등 항해사로서 배에서 최선의 제 책무를 다했을 뿐이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부산 해경은 광현호에서 살인사건을 목격하거나 신고한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원 3명을 입국시켜 28일부터 차례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해경은 경유지 국가가 살인혐의를 받는 베트남 선원 2명의 입국을 불허하는 바람에 피의자 압송이 늦어지면서 세이셸 현지와 국내에서 동시에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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