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도 가입 전 상품 정확히 알아야"

<앵커>

금융당국이 고객의 이익을 우선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섭니다.

올해 고령자보호를 중점 검사 사항으로 선정한 데 이어 개인투자자도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특성을 제대로 파악한 뒤에야 해당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 박승원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4만명의 투자자가 1조7천억원의 피해를 입은 동양사태.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해 계열사의 부당지원에 앞장 선 금융투자회사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지만, 투자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7%가 넘는 고금리에만 집중한 나머지 리스크 요인에 대해 충분한 이해없이 투자에 나섰다가 불행히도 손실을 봤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이러한 행태는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금리기조가 지속되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주는 파생결합증권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지만, 불완전판매 이슈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55.2%)이 금융투자상품 선택시 금융투자회사의 마케팅 정보에 의존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금감원은 금융투자회사의 고객이익 우선 원칙 준수와 함께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 하의 투자문화 조성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금융투자회사를 대상으론 상품의 투자위험 분류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한편,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절차를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투자자를 대상으론 금융투자상품 이해 자가진단표 즉, 셀프 체크리스트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투자자의 `금융지식 수준 및 이해도`에 대한 파악이 피상적이 만큼, 앞으론 투자자가 상품의 손익구조, 위험요인, 수수료 등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테스트 한 뒤, 이를 거친 후에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민병현 금감원 부원장보
금융투자상품 투자 전에 투자자가 상품특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상품 이해 자가진단표를 제공하고 테스트 후에 투자가 가능하도록 투자절차 개선을 추진하겠다.

여기에 위험성이 높은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투자 숙려제도 확대됩니다.

홍콩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80세 이상의 초고령자만을 대상으로, 하루 이상이라는 매우 제한적인 투자전 숙려기간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를 보다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투자자 우선 원칙 정착과 함께 투자자의 자기책임 의식을 높이겠다는 금융당국.

이번 방안이 고질적인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선진화된 금융투자 문화 정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