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레포츠 시설에서 `뇌 먹는 아메바`가 검출돼 현지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근교에 있는 미국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의 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표본 11개에서 모두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가 검출됐다면서 비정상으로 높은 수치라고 지난주에 발표했다.
화이트워터는 ‘급류’를 뜻한다. 보통 아메바는 수온이 따뜻한 호수나 강에서 기생해 빠르게 흐르는 급류에선 보기 어렵지만 수질 위생 시스템 등의 고장으로 인해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질 위생 시스템이 고장 나면 각종 쓰레기 등으로 급류가 탁하게 변하고, 뇌 먹는 아메바를 죽이는 염소나 자외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돼 아메바의 증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이 탓에 오하이오 주 출신 고교 졸업생인 로런 시츠(18)가 국립 화이트워터센터에서 래프팅을 즐기고 돌아간 지 일주일만인 지난달 19일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했다.
주로 오염된 물에 기생하는 `뇌 먹는 아메바`는 수영하는 사람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한 뒤 세포를 파먹고 뇌를 붓게 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감염되면 초기에는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과 열병, 구토 등에 시달리다가 나중엔 뇌 손상으로 환각증세와 행동 이상, 마비 증세를 보인다. 감염 후 사망에 이르는 기간은 1∼9일이다.
보건 당국은 화이트워터센터에서 병원균 검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적발하고 앞으로 관련 규정의 개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뇌 먹는 아메바가 다량 검출된 급류 수로는 지난달 24일 폐쇄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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