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이르면 이달말 '총자산 1천조원 시대' 개막··71년만에

입력 2016-07-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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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산업이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하반기 중에 `총자산 1천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의 총자산은 생명보험사 744조 8,821억원, 손해보험사 232조 7,109억원 등 모두 977조 5,930억원으로 지난해말 950조 1천억원에서 4개월 사이에 27조원 넘게 늘어났다는 것.

이런 추세라면 이르면 이달이나 내달 말,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보험사 총자산이 1천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합뉴스 DB>

보험사 총자산이 1천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순수 국내자본 보험사인 조선화재(현재 메리츠화재)가 1945년 세워진 후 71년만의 일이다.

조선화재 설립 후 보험사 총자산이 1997년 100조원을 돌파하기까지는 52년이 걸렸으나, 이후 보험사의 자산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 2010년 최초로 500조원의 총자산을 기록한 이래 불과 6년만에 다시 두 배로 확대되는 것이다.

생보사들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230조 9,239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이고, 한화생명이 102조 2,058억원, 교보생명이 88조 1,647억원 등으로 뒤를 잇는다.

이들 `빅3`의 총자산을 더하면 421조 2,944억원으로 과반인 전체의 56.6%다.

이 밖에 NH농협생명의 총자산이 58조 6,312억원, ING생명이 30조 4,185억원임을 제외하면 나머지 생보사들의 자산은 모두 30조원을 하회한다.

손보사들의 총자산도 지난 3월말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가 64조 1,461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해상 33조 1,712억원, 동부화재 31조 4,124억원, KB손해보험 27조5,162억원 등으로 이들 `빅4`의 총자산이 156조 2,459억원으로 전체의 67.3%에 이른다.

이같은 보험사의 총자산 급증 원인은 수명 연장에 따른 노후 불안이 으뜸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 윤성훈 실장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계금융자산에서 금융투자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은행의 주요 자산인 가계·기업대출도 증가에 한계가 보이고 있다"며 "반대로 퇴직연금이 빠르게 증가하고 개인연금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어 보험산업의 자산은 앞으로도 타 업종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이 보험사들이 빠른 속도로 덩치를 불리고 있지만, 미래에는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 보험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의 서울사무소는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생명보험업계는 1990년 이래 자기자본 비용을 웃도는 이익을 내지 못해 `가치창출에 실패한 산업`이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분기 말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을 3.9%로 역대 최초로 3%대까지 추락했고, 4월 말에도 3.9%를 기록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손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분기 말 3.63%로 생보사들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보험료 적립금에 해당하는 보험부채 적립이율이 4%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이 3%대 후반에 그친다는 것은 그만큼 역마진이 심해짐을 의미한다.

`총자산 1천조원 시대`를 맞이했지만, 보험업계가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앞으로 격화될 생존경쟁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미 경고등은 켜졌다"는 분석이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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