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안보다 더 강력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성과에 따라 최대 40%까지 차이나고, 신입행원 초임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연공서열`, `호봉제`에 기반을 둔 은행권이 이제 시중은행들까지 전역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앞서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은행처럼, 시중은행 지점장들의 연봉도 성과에 따라 최대 4천만원 이상 차이가 나게될 전망입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외부 컨설팅을 통해 준비한 `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부·지점장과 같은 관리자급의 최대-최저 연봉 차이를 최대 40%로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공기업에게 적용한 30%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대신 직무에 따른 업무 특별성을 고려해, 투자은행(IB)·자산운용(WM)부분은 연봉 차이가 50%로 더 높고, 소매영업은 40%대, 리스크관리와 여신심사는 30%, 그리고 영업지원이나 사무지원은 10% 안팎으로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무릅니다.
신입은행원들의 초임도 삭감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신입행원들의 초임이 수요-공급과 무관하게 정해지고 있으며, 경기나 실적에 연관돼 인상 또는 삭감을 오가는 다른 산업계와 달리 금융권만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 작성에서도 하 회장이 직접 각 "산업계별 초임 분석을 통해 은행권 대졸 초임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연합회는 이번주 중으로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최종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시중은행들은 곧바로 각 은행별 상황에 맞춰 수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인터뷰> A은행 HR 고위관계자
"개별은행별로 차이는 엄연히 있고, 지침은 각 은행에 맞게 만들 수 없는 것. 이번 가이드라인이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려준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상황과 가고자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 갈길이 멀다는 것"
실제로 신한과 KB국민, KEB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이미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자체 컨설팅을 마치고 개인 성과평가를 인사에 반영하는 등 준비작업을 상당부분 완료한 상태입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저성과자 강제퇴출제도 도입을 위한 것"이라며 19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이후 9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도입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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