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나오자 ‘졸음운전 시인’...시속 105㎞ ‘살인무기’ 달렸다

입력 2016-07-21 00:00  




졸음운전 시인은 ‘블랙박스’ 때문이었다.

끝까지 졸음운전을 부인하던 그는, 사실상 반수면 상태였다고 말하면서 ‘졸음운전 시인’을 통해 그의 죄를 고백했다.

지난 17일 시속 105㎞로 영동고속도로를 주행하다 5중 추돌 사고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의 원인은 결국 졸음운전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씨는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서 멍한 반수면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사실상 졸음운전을 시인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방씨의 졸음운전이 낳은 결과는 참혹했다. 당시 5중 추돌 사고로 아르바이트비를 하며 마련한 돈으로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 4명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숨졌다. 또 동해안 피서를 마치고 귀가하던 일가족과 버스 승객 등 37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관광객을 태운 운전자 방씨는 전날 숙소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숙소에서 잠을 안자고 버스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씨는 잠이 쏟아졌다. 방씨는 잠을 쫓으려고 껌을 씹었다고 한다. 하지만 눈이 계속 감겨 몽롱한 상태가 된 방씨는 졸음을 쫓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당시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이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2차로를 주행하던 버스가 차선을 살짝 넘나들며 약간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이 찍힌 지점은 사고 장소인 봉평터널에서 7∼9㎞ 전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씨가 이 지점부터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씨는 껌을 씹어도 졸음이 달아나지 않았고, 멍한 반수면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결국 5중 추돌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 버스 운행기록계에 기록된 속도는 시속 105㎞였다.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 감속 없이 그대로 앞선 차량을 잇달아 덮쳤다. 이 때문에 버스와 가장 먼저 추돌한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파손됐고 인명 피해도 컸다.

경찰은 버스 사고 운전자 방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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