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 메 시스터즈
과도한 유동성으로 인해서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경기는 아직 싸늘합니다. 1929년 이후 사상 최악의 불황이 8년 째 지속되고 있지요.
사람들은 무척 화가 나 있고 누구라도 잡고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하다보니 어느 나라건 국론은 늘 첨예하게 대립 중입니다.
이 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한데요. 영국은 다행이 <테레사 메이> 총리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여론이나 매체에서도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있더군요.
오늘 새벽에는 영국의 의회에서 <신임 총리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요, 대략 40분여분 동안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메이 총리는 전혀 떨지 않고 차분하고 능수능란하게 답변을 또박 또박 해나갔습니다.
정치 전문 인터넷매체 <뉴 스테이츠맨>은 메이 신임 영국 총리에 대한 평가를 과거 <대처> 총리와 비견할 만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 외 가디언은 물론이고 BBC방송국 등도 칭찬 일색이었습니다.
특히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한 방 제대로 먹인 것이 대서특필 되었는데요, "부도덕한 고용주들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코빈의 질문에 대해 메이 총리는 "그 질문은 많은 노동당 의원들이 더 잘 알 것 같다면서 직원들 얘기를 듣지 않는 고용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정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고용주"라고 말한 뒤 슬쩍 목소리 톤을 낮추고는 "그게 누군지 알려 줄까요?"라고 반문했습니다.
당연히 코빈 당수를 두고 한 말이었지요.
코빈은 지금 노동당원들에게 거센 사퇴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대표 경선 후보로 등록하는데 필요한 노동당 의원들의 최소 지지 서명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어거지로 끄집어내서는 당 대표 경선에 나서는 것을 정통으로 꼬집은 것이죠.
하지만 의회에서 말 좀 잘 한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잘하는 정치인은 지천에 깔렸습니다.
그보다는 극심한 분열 국면에 있는 영국을 다시 하나로 묶어줄 정치인이 필요한데요. 그를 위해서는 지난 7월 13일 방송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두 명의 한 성질 하는 여인들과의 만남이 매우 중요합니다.
말끝마다 유로존 잔류를 위해서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C부리는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그리고 유럽 에서 누구보다도 최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입니다.
메이 총리는 예상했던대로 첫 방문지로서 역시 독일을 선택했는데요. 독일로 가기 전에 스터전을 먼저 만났습니다
스터전은 메이에게 이렇게 말을 했지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면 `스코틀랜드는 EU에 남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꼭 전해달라`라고 말이죠.
그 말에 대해 메이 총리는 "2년 전에는 EU를 떠나겠다고 했었는데 EU에 남는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이냐"라고 꼬집어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번에는 EU에 잔류하고 싶다고 생각을 바꾼 이유가 결국 영국을 떠나고 싶어서냐는 말이었지요.
추상같은 일침을 가하면서도 곧장 여론을 추스리기 위해서 "우리는 EU를 떠나는 것이지 유럽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와 이 말은 정말 명언입니다.
지금 이미 국론이 벌어진 이상 누구의 편을 들어서는 안됩니다. 누구의 편을 드는 즉시 영국은 둘로 갈라지게 될테니까 말이죠.
<EU>와 <유럽> 제가 보기에 이마와 마빡 정도의 차이라는 생각입니다만, EU를 떠나는 것이지 유럽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이나 반대자들에게 둘 다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발언이었습니다.
누가 저 발언에 대해 감히 뭐라 하겠습니까?
테레사 메이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서는 그러구보니 둘 다 메 씨네요 메르켈... 메이..ㅋㅋ
"EU 탈퇴는 오랜 시간동안 질서있고 세밀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에는 EU 탈퇴와 관련한 협상을 개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는데요, 더불어서 "우린 유럽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럽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가까운 경제적 연결고리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역시 명목상의 브렉시트가 어쩔 수 없이 진행이 되고 있지만 그 이전의 영국과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넌지시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발언에 대한 메르켈의 반응이 중요한데요, 메르켈은 일단 "양측은 영국에 가장 좋은 결과가 도래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탈퇴 과정은 더 투명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투명하다는 말은 아무 곳이나 붙일 수 있는 의전 문구일 뿐이구요. 그 뒤에 진심이 나왔는데요. "시간이 필요하다는 영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정쩡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영국 정부가 적절한 판단을 속히 내려 주기를 원한다." 고 말했습니다.
약간의 경고성 발언도 있었지만 언제나 유럽 문제에 가장 큰 핵심적 인물인 메르켈과의 첫 만남이 이 정도면 순조로운 출발이었다는 판단입니다.
만약 브렉시트를 매우 단호하게 이끌었던 <나이젤 패라지>나 혹은 <보리스 존슨>이 메르켈을 만났더라면 아마도 순박한 표정의 메르켈을 보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IMF는 올해와 내년의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영국의 2017년 전망치를 브렉시트 이전보다 무려 -0.9%P나 낮추었습니다.
우리네 LG전자도 런던에 있던 유럽지역 대표본부를 프랑크프르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구요.
브렉시트가 영국에게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나마 메이 총리가 있어서 충격은 많이 완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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