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일정 금액 이상 월세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데요.
임대인들이 이 규정을 위반해 월세를 지나치게 많이 받더라도 제재를 가할 수 없고 구제 방법도 마땅치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2분기 서울 주택의 평균 전월세전환율은 6.1%로 법에서 정한 기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전월세전환율`은 기준금리의 4배 또는 10% 중 낮은 비율로 정해야 합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1.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월세전환율은 5%를 넘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어 전세금 1억 원에서 월세 보증금을 2천만 원으로 줄이고 월세를 낼 경우 전월세 전환율이 6%일 때는 월세가 40만 원이지만 5%라면 33만3천 원만 내면 됩니다.
지나친 임대료 상승을 막아 상대적으로 약자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정이 있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알더라도 구제방법이 마땅치 않아 있으나마나한 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현재 전월세전환율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신규나 재계약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데다 집주인이 지키지 않더라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
임차인이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도 집주인이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조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또 조정에 응하더라도 집주인이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아무 강제성 없는 법 조항을 개정하거나 아예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올 만 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유명무실한 법 규정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주거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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