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서 무려 17명의 사상자를 낸 교통사고 운전자가 ‘뇌전증’ 환자로 드러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뇌전증이란 뇌 신경 세포가 흥분하는 병을 일컫는 것으로, 뇌 신경 세포가 손상된 뒤 외부의 특별한 자극 없이도 뇌가 흥분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이었으나, 이 용어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학계에서는 ,뇌전증,으로 고쳐 쓰고 있다.
뇌전증의 주요 증상은 ‘발작’이다.
보통 짧게는 10초, 보통은 3분, 길게는 십여 분 정도 지속한다.
동아대병원 신경과 김상호 교수는 “우리가 흔히 발작이라고 하면 입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것을 생각하는데 이런 `대발작` 증상 외에도 `복합 부분발작`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복합 부분 발작은 환자가 의식을 잃지만, 기존에 하고 있던 동작을 계속 수행 한다든지 멍하게 서 있는다든지 하는 것을 말한다. 신체가 경직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운전했다고 진술하는 점을 보아 복합 부분발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복합 부분 발작 전 운전을 하고 있었다면 발작이 일어난 후에도 운전을 계속하다가 의식이 돌아온 뒤 `어 내가 여기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합 부분발작을 한 환자들의 경우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걷는 동작을 반복하다가 정신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뇌전증 발작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두 번 이상 나타나면 약물치료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뇌전증 환자의 30% 정도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만, 약물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발하고, 약 20% 정도는 약물치료 중에도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해운대 교통사고는 푸조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덮치고 6대의 차량을 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여름휴가를 온 모자와 길을 건너던 중학생 등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