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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음악과 알베르 카뮈의 소설이 만난 뮤지컬 `페스트`. 서태지의 음악을 녹여낸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이목이 집중됐었다. 미래의 가상 도시 `오랑시티`를 배경으로 원인 불명의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뮤지컬에서 배경은 2096년이다. 시작하는 화면에서 연대기별로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미래로 데리고 간다. 무대 세트, 소품 등은 마치 미래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든다. 페스트에 걸린 환자들 수용소, 미래의 기자가 쓰는 독특한 키보드, 페스트에 걸린 환자들의 아픔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침대 등은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조명, 무대 세트, 배우들의 열연 삼박자가 잘 맞는 점은 이 뮤지컬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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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배우 윤형렬은 본 뮤지컬에서 저널리스트 랑베르 역을 맡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드거 앨런 포`에서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페스트`는 랑베르의 내래이션으로 장면이 전환되고, 그의 말로 중간중간 뛰어넘는 드라마를 보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형렬은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으며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 세계 기자 역할을 잘 수행해낸다. 손에서 빛을 내는 키보드를 사용해 기사를 쓰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지만, 그의 특유의 연기력과 노래 실력으로 커버해 어색함이 없다. 공연 막이 오르기 전 "서태지의 노래를 부르는 데 있어 부담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던 그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 뮤지컬의 또 큰 관람 포인트는 바로 노래다. 본인의 곡을 편곡하는 것에 있어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서태지가 김성수 음악 감독에게는 `마음껏 다뤄도 좋다`는 말을 했다는 점에서 이미 신뢰가 간다. 김성수 음악 감독은 `에드거 앨런 포`에서도 짧은 시간에 뛰어난 편곡 능력을 보여줬고, 이번 뮤지컬에서도 그의 능력은 입증됐다. 상반신이 보이는 무대에서 지휘하는 그를 보는 것은 또 다른 볼거리다. 그의 몸짓이 격해지면 극이 하이라이트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1300년대 유럽에서 발생해 인구의 30%가량이 죽었던 치명적인 병 `페스트`와 서태지의 음악, 카뮈의 소설이 섞인 신선한 극이다. 오랑시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기적이 궁금하다면 9월 22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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