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 김학주의 마켓분석
- 출연 : 김학주 한동대학교 교수
- 앵커 :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 소장
Q.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마감 가격 기준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는데요. 미국 3대 주요 지수가 같은 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건 1999년 12월 31일 이후.. 16년 8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오랜 기간의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아직 수익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 자산에대한 추세는 미국 정부의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지금 민주당, 특히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힐러리 클린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최근 계속 재정 정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동안 통화정책을 써왔는데 한계에 봉착하자 재정정책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플레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투자자는 채권시장에서는 빠져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주식으로 가도 되는 것인지, 현실화가 되기 전까지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이러한 `대전환(Great Rotation)`,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이 일어날 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건전한 인플레가 일어날 것인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인지, 그것이 발생할 때까지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사람들이 희망을 먹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위험자산에 투자해보자는 심리 때문에 이동하는 것이고, 만약 위험자산(주식)의 가격이 올라가면 중소형주로는 대흥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대형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따라서 증시 내에서의 스타일이 완전히 반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Q. 최근 원화강세와 함께 코스피가박스권 상단을 상향돌파 하려는 움직임입니다. 한국의 신용등급 상승과 관련이 있을까요?
-역설적이지만 불황기에는 자산가격 버블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그래왔다.다른 방법이 없으니 진통제처럼 취급해왔다. 그래도 팽팽해진 풍선처럼 터질 것을 두려워한다. 그런데 그런 버블을 터뜨리는 것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빌미를 제공하며 발생한다. 브렉시트가 그런 사건이었지만 그것을 견뎌내자 위험자산에 대한 자신감이 강화되었다(당분간 다른 대안이 없다는 확신 = 풍선이 예상외로 질기다).
그 과정에서 신흥시장에서 빠지던 자금이 환류하거나고수익(high yield) 사냥에 나서는 분위기이다. 그 결과 한국의 원화 및 자산가격도 강세를 보이게 됐다. 중국의 부동산 및 산업소재 가격도 반등하게 됐다. 이러한 추세는 투기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평승하고싶은 생각은 없다.
S&P는 다시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상향했다. 그러나 한국의 통화 및 자산가격 상승이 한국경제 고유의 본질가치(fundamental) 개선에 의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자금흐름에 의한 현상일 뿐인 것이다. S&P등 신용평가 기관은 뒷 북 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은 아직 양적완화를 안 했다는 것일 뿐(한국은 늦게 나빠지고 있는데 더 빠른 속도 = 한국판 양적완화 불가피)인 것이다. 즉, 원화강세는 산업소재의 가격 강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을 예상된다.
Q.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은 기대를 상회했었습니다.얼마전 2분기 GDP는 실망스러웠는데 이렇게 엇갈린 지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고용은 좋은데 경제가 부가가치를 못한다면 결국 생산성이 낮다는 이야기이다(=기업들의 수익성 하락). 즉 고용이 시간급 위주의 단순 서비스업 쪽으로 확대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일자리가 월 20만 건을 상회한다는 것은 미국의 소비가 견고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비의 질(quality)을 의심할 수 있다. 그 동안 미국소비에 도움을 준 요인은 저금리, 저유가, 자산가격 거품에 따른 부의 효과였다. 그런데 그것들이 소진되어 가고 이제는 신용버블이 소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즉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확대하게 된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며 수익원이 없어지자 적극적으로 서브 프라임 대출을 확대 (서브 프라임 대출이 가장 빨리 증가)했다. 대표적인 것인 오토론(auto loan)이다. 큰 차 타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에게 서브프라임 대출을 늘렸는데 연체율 증가가 지속됐다. 그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이 카드론(card loan)이다. 즉 신용불량자들에게 고리대금업이 증가하며 소비도 개선되고 은행들의 수익도 유지되지만 은행들의 충당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아직은 자산가격 버블에 이어 신용버블이 가세하며 소비가 유지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Q. 만일 미국이 신용버블까지 한계에 도달해 소비가 둔화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지금까지는 양적완화 위주의 통화정책(=중앙은행이 돈을 찍고 금융기관들에게 싸게 가져가서 돌리라고 부탁했지만 시장에서 투자기회가 적어 자금이 순환하지 못했음)을 썼지만, 그 효과가 소진되면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로 신규 국채를 매입하여 정부가 인프라 등 실물시장에 직접 투자하게 하는 재정정책으로 넘어 갈 가능성이 크다. 즉 강제적으로 자금을 회전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인플레가 불가피(채권가격에 치명적)하다. 그러나 총수요의 부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또는 hyper inflation)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인류의 저성장 - 중국이 마지막 성장 - 체제 때문에 개발이 지체된 것 나머지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등 지역의 성장 여력은 매우 제한 - 기후 때문에 성장을 위한 투자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
결국 기업도 이런 비용상승 인플레를 감당 못할 것이고 이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런 스태그플레이션은 세계경제를 위해 없어야 하나 정치인들이 인기를 잃지 않기 위해 부작용이 큰 재정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덜 민감한 실물자산, 예를 들면 금이나 도심 위주의 부동산, 인프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Q. 코스피는 반등했는데 아직 바닥권에 있는 대형주도 있습니다. 유통업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앞으로 어떨까요?
-온라인이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잠식하는 과정에서 둘 다 출혈을 겪었다(온라인 적자 확대, 오프라인 이익 대폭 감소). 소비자만 혜택을 본 것이다..
그 동안 오프라인이 당하면서 (소비자들의 필요를 맞춰줄 수 있는) 많은 합리화 노력을 했다. 예를 들어 신세계의 경우 SPA 의류 브랜드 (Daiz), 편의식 (Peacock)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제한된 품목에서 기능을 조정하여 가격을 융통성있게 책정하는 Private Brand 노브랜드 (Nobland)를 출범했는데, 선진국에서는 PB가 시장침투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제조업체들이 협상력이 커 굳이 이런 PB상품에 응대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신세계는 해외 PB브랜드를 인수하여 국내시장 공략한 것이다.
한편 하남에 스타필드라는 문화공간을 만들어 이렇게 차별화된 브랜드를 모아 전시하고, 테슬라, 할리데이비슨 등 관심 있는 콘텐츠도 더하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했다.
결국 온라인이 `사람들은 돈이 없고 시간이 부족하니 싸고 편리하게 서비스하겠다`라는 시각인데 반해 오프라인은 `소비자들이 은퇴 후 시간이 충분하니 그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겠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아직 온라인공격을 받아 실망스러워 주가도 당장 반등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반전을 보며 저점 분할 매집할 필요(특히 소비자들의빅데이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 구축업체)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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