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금리노마드' 2금융권 대이동

이근형 기자

입력 2016-08-17 18:03  

    <앵커>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단 0.1%포인트라도 더 높은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른바 `금리 노마드` 족인데요. 은행 예적금이 1%대로 진입하면서 은행을 빠져나오는 자금이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먼저 이근형 기자가 은행을 탈출하는 돈의 흐름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움직이는 금리 노마드의 모습은 시중 자금의 흐름을 통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은행 외에도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들이 있습니다. 종합금융회사와 신탁회사, 농협·신협 단위조합과 같은 상호금융, 그리고 저축은행들입니다.

    올 상반기 이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으로 새롭게 몰려든 돈은 52조원이나 됩니다.

    같은 기간 은행 저축성 수신 증가분(31조원)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5년전 상황은 달랐습니다. 5년전 같은 기간 수신 증가규모는 은행 27조원, 은행 외 예금취급기관 7조5,000억원으로 지금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금리가 낮아지면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자금이 빠르게 예금기관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은행이 아니라 다른 예금취급기관들로 돈이 몰리는 걸까요?

    지난 6월 은행들이 새로 취급한 저축성수신의 금리는 1.44%, 이 기간 저축은행과 신협, 새마을금고 예금 금리는 모두 은행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상호저축은행 1년 정기예금의 금리 2.1%, 신협정기예탁금 2.05%, 새마을금고 정기예탁금 1.98%)

    금리 0.5%포인트라도 더 높은 곳을 찾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작용했다는 말이 됩니다.

    뿐만아니라 이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들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어서 안전하다는 점 역시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예금자보호가 되는 5천만원을 은행과 저축은행에 각각 넣어봤습니다. 결코 적은 돈은 아닌데요.



    은행(금리 1.44%)에 1년간 넣으면 세후이자가 61만원, 저축은행(2.10%)에 넣으면 이자는 89만원으로 28만원 차이가 납니다. 실제로는 한주에 커피 한잔씩만 덜 사 마시면 같아지는 차이입니다.


    똑같이 원금보장만 받을 수 있다면, 이렇게 아주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주는 예금상품에 가입하려는 소비 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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