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학을 연기하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대전과 경기, 충북, 충남에서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5곳, 고등학교 5곳 등 11개 학교가 개학을 연기했다.
충남 미산초등학교와 미산중, 대전 대덕중은 18일로, 경기 심석중과 은혜고, 충남 공주정보고는 19일로 개학일을 늦췄다.
또 대전 충남여중, 경기 안산국제비즈니스고, 충북 보은중·보은자영고는 22일로, 충남 조선공고는 23일에 개학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경기 경수중은 오전 수업만 하는 등 38개 학교가 오전수업이나 수업시간을 조정하는 형태로 단축수업을 했다.
이날까지 개학한 학교는 초등학교 82곳, 중학교 723곳, 고등학교 1,449곳이다.
가마솥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학교에 나간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들도 찜통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건물이 낡은 일부 학교는 에어컨 가동에 따른 설비 고장을 우려해 교실에만 에어컨을 켜고 교무실은 선풍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건강을 우려해 개학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각 학교는 연초 학사운영계획을 세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방학 일정을 정하는데, 고등학교의 경우 수능 이후와 2월 졸업시즌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고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 겨울방학을 늘리는 대신에 여름방학을 줄여 2학기 조기 개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교 여름방학은 채 2주일이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상철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겨울방학을 늘리고 여름방학을 줄이는 것은 학사 편의주의적인 구태 발상"이라며 "학생들의 70%가 수시로 대학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수능만 생각하는 학사일정이 적절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름방학을 1달 정도 보장해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구 온난화로 점점 길어지는 여름에 맞춰 오히려 여름방학을 늘리는 학사일정을 짜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