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살해한 친오빠, “애완견 악귀 옮았다”…엄마가 범행 주도 '충격'

입력 2016-08-21 00:01   수정 2016-08-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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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을 살해한 친오빠, 그리고 범행을 함께한 어머니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 등 혐의로 검거한 A(54·여)씨와 공범인 아들 B(26)씨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딸 C(25) 씨를 살해하기에 앞서 아들 B 씨, 딸 C 씨와 함께 기르던 애완견도 죽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악귀가 쓰인 애완견을 죽인자 딸이 손을 떨면서 내 목을 조르는 등 이상행동을 해서 악귀가 옮겨간 것으로 생각해 딸을 화장실 바닥에 눕혀놓고 목을 수차례 찔러 죽였다"며 범행동기를 털어놨다.

여동생을 살해한 친오빠 B 씨도 "동생에게 악령이 씌였다"며 A씨와 비슷한 진술을 했다.

그는 "어머니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동안 나는 둔기로 여동생의 옆구리를 때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 씨 등의 진술이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 다른 범행 동기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어머니 A와 친오빠 B씨의 정신병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전날 오전 6시 40분께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C 씨에게 흉기와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동생을 살해한 친오빠 B 씨는 범행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현장을 찾은 지인이 숨져있는 C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C 씨의 시신은 목 부위에 흉기 상흔이 있고,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이후 달아났던 A 씨 등은 남편의 자수 권유로 경찰서로 향하던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께 경찰서 인근 도로에서 검거됐다.

당초 경찰은 아들 B 씨가 아버지에게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말한 점에 비춰 B 씨의 단독 범행으로 예상했지만, A씨가 범행 당시 현장에 있던 사실을 확인, A 씨와 B 씨 모두 체포했다.

이후 A 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함께 범행했고 이 과정에서 아들 B 씨가 아닌 A 씨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들 B 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흉기와 둔기를 갖고 오라고 해서 가져왔고 가져온 것들로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A 씨도 이를 인정하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

A 씨의 남편은 "아침에 시끄러워서 방에서 나가보니 가족들이 애완견을 죽이려고 하길래 뭐하는 짓이냐고 다그쳤는데 딸이 내게 무서운 눈빛으로 화를 내 그냥 출근했다"고 했다.

그는 "가족 중에 정신과 관련 진료를 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21일 C 씨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조사하고 A씨 등에 대한 프로파일러 면담을 진행하는 등 사건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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