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드라마와 영화` 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혹 아침 드라마 보십니까? 저는 직업상 새벽같이 출근하기 때문에 아침 드라마란 걸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습니다만 우리 주부들 많이 보는 아침 드라마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여야 시청률이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할 정도로 황당한 설정에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악역이 나와줘야 비로소 아침드라마로서 격을 갖춘다고들 합니다.
그 중에서도 큰 부잣집에 흔히 일어나는 형제간의 암투, 또 기업을 일군 아버지와의 갈등에 판을 까보니 배다른 이복 동생에게 경영권이 가있기도 하고 평생을 금고지기로 살아온 집사의 죽음도 단골 메뉴로 등장을 하죠.
작년부터 우리 국민들 사이에 이런 막장 드라마가 있냐는 냉소의 대상이 됐던 바로 그 그룹, 결국 어제 아버지는 한정 후견인이 지정이 됐고 큰 아들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이 되더군요.
참 안타깝게도 이런 걸 두고, 또 우리 증권가에서는 이 그룹의 경영권의 향배와 그로 인한 주가분석들을 내놓고 있죠. 저 역시도 어제 그런 셈을 해보다 좀 서글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회사가 더 빠르게 기술 혁신을 진행하고 또 어떤 회사가 해외에서 판매를 늘려 이익이 증가하고, 또 어떤 경영자가 사회공헌에 나서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있나를 살펴보고 있어야 할 이 귀중한 시간에 누가 이 막장드라마 같은 이전투구에서 승리할 지를 점쳐 보고 있다는 게 우리 증시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바로 그 분들이 경영한 회사들의 주가를 보십시오. 엄한 투자자들만 죽을 노릇입니다.
회사를 키우고 주주를 위해 동분서주하며 견마지로를 다해야 할 오너와 경영자는 오로지 본인의 이익에만 눈이 멀고 임원들은 줄 서기에 혈안입니다.
그런 회사들이 거래되는 주식시장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또 수익을 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글쎄요. 저는 썩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니 맨날 미국 연준이 어쩌고 하면서 변죽만 울리고 있는 거죠. 사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9월에 올릴지 12월에 올릴 지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그게 우리 주식시장에 또 여러분들이 가진 종목에 과연 어떻게 영향을 줄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투자하고 있는 바로 그 회사의 막후에서 또 무슨 막장 드라마가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데 말입니다.
벌써 10년 넘게 2,000p만 넘으면 힘이 빠지는 우리 증시, 또 조금 회복되나 싶으면 된 서리를 맞는 우리 코스닥, 냉정한 분들은 다 실적이 반영돼서 그 정도라고 하지만 미국기업들 특히 나스닥에 있는 기업들 실적이 그렇게 화려해서 사상 최고치를 치고 있습니까?
같은 씨앗이라도 옥토에 뿌려지면 풍성한 열매를 맺고, 돌밭에 뿌려지면 간신히 싹을 틔우고, 길가에 뿌려지면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리는 것처럼 크게 보면 우리 주식시장의 토양 문제입니다.
전 세계에서 그 나마 경제적 번영을 누렸거나 번영을 누리고 있는 나라는 예외없이 자본시장이 튼실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튼실한 자본시장은 효율적인 법과 제도 그리고 시장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국가의 부는 공장에서 만들어 지기도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더 확대 재생산 됩니다.
그래서 기업들 아니, 기업가들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합리적인 경영과 지배구조 그리고 주주, 종업원, 사회, 국가 이른바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배려. 이것을 강제하고 고양하는 법과 제도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투자자만의 희생을 강요하는 자본시장은 머지않아 그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결국 우리 기업도 야위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투자의 세계에서 막장 드라마도 또 지금 인구에 회자되는 영화 같은 얘기도 없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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