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규모 5.8 지진에도 "공부해"… 일부 학교, 대피 뒷전·야자 강행? 증언 속속

입력 2016-09-13 11:51   수정 2016-09-13 12:31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으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습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2와 규모 5.8의 강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인해 주민들이 다치거나 건물 일부가 붕괴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 발생 당시 일부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강요하고 대피방송도 없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고교 3년의 심모 학생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학교 측의 안전불감증을 고발했다.

심모군은 "주위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을 귀가시켰으나 우리 학교는 1, 2학년만 귀가시킨 후 3학년은 그대로 자습을 강요했다"며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고 한다. 고작 교사 5~6명이 200명의 학생을 책임진다니 너무 무책임한 말 아니냐"고 분노했다.

이어 심모군은 "심지어 교감은 1차지진 이후 1, 2학년과 함께 바로 귀가했고 이후 2차 지진이 일어났다"며 "그제서야 선생들은 대피하라고 했고, 그대로 저는 뛰쳐나와 집으로 왔다"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고교생으로 추측되는 한 네티즌도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헬조선이란 이름에 걸맞는 지진에 대처하는 무능한 우리 고등학교"라는 글을 통해 학교 측의 행태를 밝혔다.

글쓴이는 "첫 번째 지진 후 방송이 바로 나왔다. 교실에 침착하게 있으라고"라며 "그 후 방송을 통해 `더이상 지진이 없다고 한다.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시간까지 무사히 마쳐달라`라고 하더라"는 교사들의 지시를 언급했다.

이어 "1, 2 학년은 부장선생들의 권한으로 조기 하교를 했으나, 3학년 홀로 야간자율학습을 강행하던 중 2차 지진이 왔다"며 "학교 선생이 어떻게 지진을 예측하고 단정할 수 있는지, 제대로 대피방송도 안되는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뿐만 아니라 트위터상에는 웃지 못할 학교 측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학교 전체가 다 흔들리는데도 방송으로 `금방 꺼지는 지진같으니 진정하고 야자하라`라고 하더라. 너무하다"는 멘션을 남겼다.

또 다른 이는 "학생들은 대피하려 했는데 선생인 `대피하지 말라. 앉아서 공부하라`라며 막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월호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세월호 사건이랑 다를게 뭔가", "책임감이란 게 있긴 한 걸까?", "지진이 났는데 대피는 커녕 야자하라고 강요한 선생들, 올바르게 가르칠 교사의 자격이 없으니 밥줄이 끊기기를 란다", "지진났는데, 나간애들 벌세우고 벌점먹이고 그런 선생들 이야기 들으니 아침부터 화가 치민다"라는 등의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지진 발생 직후 교육감 지시로 각급 학교에 야간자율학습 참여 학생들의 귀가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으나, 일부 학교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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