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앞둔 평일 오후나 주식시장이 폐장하는 연말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늦은 시간에 기업의 부정적 소식을 전하는 공시를 이른바 `올빼미 공시`라고 합니다.
이번 추석 연휴 전에도 이런 올빼미 공시가 속출했는데요. 매년 반복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늦장공시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올빼미 공시가 이번 추석 연휴 전에도 기승을 부렸습니다.
추석 연휴 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장마감 후 계약 해지, 유상 증자, 소송 등 악재를 담은 공시를 낸 상장사는 모두 13개사.
코스피시장에선 계약 해지와 관련된 공시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OCI는 SKC솔믹스와 체결한 1,2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상품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OCI는 지난 2011년 SKC솔믹스와 2018년까지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SKC솔믹스가 지난달 말 태양광 사업을 접으면서 계약이 해지됐다는 설명입니다.
한창의 경우 신규사업 투자를 위해 타법인 지분 취득을 위한 실사를 진행했지만, 최종 협의과정에서 매도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지분 취득을 철회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자금조달 지연과 벌금, 소송 등 크고 작은 악재들이 이어졌습니다.
약 1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로코조이는 중국측 배정 대상자들이 참여하지 못해 유상증자 금액이 5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위닉스의 경우 국세청으로부터 약 66억원의 추징금 조치를 받았고, 성도이엔지는 1,000억원과 이자를 지급하라는 구상권 청구 소송을 받았습니다.
상장사인 기업들이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판단 수단인 계약이나 자금조달, 소송 등을 연휴 직전 장 마감 후에 공시하는 것은 관행처럼 되풀이 돼 온 일입니다.
기업의 입장에선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악재를 연휴 전에 알려 관심이 희석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결국, 법적으로 기업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는 만큼,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스마트폰으로 공시를 알려주는 플랫폼을 갈아준다거나 재차 중요 공시사항을 다시 한 번 정해진 시점에 공시하는 등 그때 나온 공시가 추가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IR 뿐 아니라 거래소, 당국도 논의를 할 필요는 있다."
개인투자자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올빼미 공시.
기업들의 자정 노력, 금융당국의 보완 장치 마련과 함께 투자자들도 장 마감 이후 공시를 꼼꼼히 확인하고, 악재성 공시를 상습적으로 내놓는 곳을 선별해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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