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제주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과 관련, 제주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거리에서 추모 행사를 열었다.
제주한라대학교 유학생회는 20일 오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에 피해자 김모(61·여)씨를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한국말로 적힌 팻말과 `2016년 9월 17일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중국어로 적힌 팻말을 바오젠거리 분수대 인근에 세웠다.
팻말 앞에는 흰 종이를 깔고 준비해온 하얀 국화꽃으로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들 학생은 전날(19일) 오후 애도하는 마음에 피해자의 빈소를 다녀온 뒤 중국인으로서 죄송한 마음과 추모의 뜻을 도민에게 전할 방법을 찾은 끝에 추모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학생회는 수업에 들어간 학생들까지 이곳을 다녀갈 수 있도록 이날 저녁까지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다문화가정 중국인 등도 이곳을 찾아 헌화, 묵념하며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유학생회 대표인 중국인 속홍파(21)씨는 "중국인에 의한 사건이라서 조금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일이 중국과 한국 간 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 하는 걱정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속씨는 "중국과 한국 관계가 굉장히 좋았는데 이런 극단적인 사건이 터져서 너무 놀랐고 믿을 수 없었다"며 "제주도민이 우리가 죄송해하는 마음을 받아줄 때까지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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