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성당 기도여성 흉기살해 중국인 피의자 '비공개' 범행 재연

입력 2016-09-22 15:49  




제주시 모 성당 기도여성 흉기 살해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22일 오후 진행됐다.

제주서부경찰서가 성당 주차장과 성전에서 진행한 현장검증에서 중국인 피의자 첸궈레이(50)씨는 태연한 모습으로 범행 당시를 20여분 간 재연했다.

첸씨는 오후 1시 30분께 사건 현장인 성당 앞에 도착, 고개를 푹 숙인 채 천천히 경찰 호송차량에서 내렸다.

성당에 모인 신도와 인근 주민 100여명이 격양된 반응을 보였으나 첸씨는 당황한 표정도 없었다. 그는 망상증세 외에는 정신분열증(조현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경찰의 수사결과대로 자신은 "(정신상태가) 정상"이라고 했다.

피해자와 유족에게는 어떤 심경이라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첸씨는 태연한 모습으로 범행 당시처럼 천천히 걸으며 성전을 향해 걸어갔다.

경찰과 성당 측의 협의에 따라 성전 안에서의 범행 재연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전 정문으로 들어간 첸씨는 좌석 가운데로 걸어간 뒤 신도들이 평상시 앉는 좌석에 범행 당시 가지고 간 배낭을 놓고 그 안에 있던 흉기를 꺼내는 모습을 무덤덤하게 보여줬다.

이어 성체 앞(감실)으로 조용히 걸어간 후 뒤돌아서서 기도하는 피해여성 김모(61·여)씨를 흉기로 찌르는 모습을 망설임 없이 재연했다.

범행 후 달아나면서 성전 옆문 앞에서 흉기를 버리는 모습도 보여줬으나 경찰은 범행 직후 감식 현장에서 확인했던 흉기 유기장소와 다소 위치가 달랐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첸씨가 도주로인 옆문으로 나와 걸어서 성당을 빠져나가는 모습까지 재연됐다.

한편 지난 13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온 첸씨는 나흘 만인 17일 오전 8시 47∼49분 성당에 침입 혼자서 기도하고 있던 김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났다가 도주 7시간 만에 40여㎞ 떨어진 서귀포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김씨는 범행 직후 119구급대에 "공격을 받았다"고 신고한 뒤 의식을 잃고 병원 치료 중 다음날인 18일 오전 숨을 거뒀다.

경찰은 범죄 사실 입증과 증거 확보에 필요한 조사를 대부분 마쳐 23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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