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파죽(?)의 9연패, 믿을 수 없는 경기력으로 가을야구 이별

입력 2016-09-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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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용희 감독(사진=SK 와이번스)

파죽지세를 보이며 9연패. 이제 가을야구가 아닌 내년을 준비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때 리그 4위를 유지하기도 했던 SK. 그러나 이들에게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연승이 중단됐다.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승 중단이 끝 모를 연패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어느 덧 9연패를 기록.

선수단은 남은 경기 모두 승리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패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산술적으로 PS 진출 확률은 0%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4,5위 팀들이 극단적인 연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야구는 객관적인 전력이 절대적인 것인 종목은 아니다. 그 만큼 변수가 많은 스포츠이다. 그런데 시작점에서 무난히(?) 4강 진출이 확실해 보였던 SK가 4강을 놓고 경쟁을 하더니 원인 모를(?) 수렁에 빠지며 PS 탈락을 앞두고 있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분명 누군가 혼자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상황을 이끈 감독은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고집 야구

김용희 감독이 90년대 롯데 사령탑을 맡을 시절. KBO리그의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95년 롯데는 팀 도루 220개를 달성하며 단일시즌 최초로 팀 도루 200 고지를 돌파한 팀이 됐다. 김용희 감독은 거포가 없는 ‘소총부대’ 롯데 공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또한 당시에는 김용희 감독은 젊은 감독이었고, 기존 감독들과 생각의 차이도 있었다.

분명 뛰는 야구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팀 상황에 맞게 이용을 해야 한다. 하지만 20년 전의 성공 기억으로 인해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팀은 어려운 상황에 지면하게 된 것이다.

SK는 올 해 리그에서 4번째로 도루 시도를 많이 한 팀이다. 문제는 도루성공률은 리그 최하위라는 것이다. 총 147회 시도해서 87번만 성공 시켰던 것. 더욱 문제는 주루사도 리그에서 가장 많다는 것이다. 열심히 뛰기는 했으나 뛰기만 했을 뿐, 결과는 실패와 주루미스라는 참담한 결과를 만든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뛰는 것이 SK 색깔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SK의 팀 타율은 리그 4위(0.292)다. 또한 홈런은 1위를 달릴 정도로 화력이 좋다. 문제는 출루율이 0.357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SK는 뛰는 야구를 고집해서는 안 되는 팀이었다. 과거 90년대 롯데는 장타력이 떨어졌을 뿐이었다. 언제든 출루와 안타가 가능했던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SK는 출루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오히려 SK는 주자를 모아놓고 장타 한 방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팀 홈런 1위임에도 득점 9위라는 것도 분명 심각한 고려 대상이었다. 결국 많은 경기에서 도루와 주루플레이 미스로 흐름을 끊었던 것을 벤치에서 간파해 오히려 뛰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었다. 번트역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이 성공을 시켰으나 과연 이것이 SK에 맞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결국 김용희 감독은 자신의 야구를 펼치기는 했지만 그것은 고집이 되었고, SK에 전혀 맞지 않은 색깔이었다. 이런 요소들은 무난히(?) 4강이 가능한 전력을 어렵게로 만들었고, 이제는 탈락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90년대는 관리야구, 현재는?

김용희 감독의 관리야구. 분명 90년대 중반에는 기존 감독들과 다른 야구를 선보였다. 특히 투수들을 마구잡이로 굴리는 것이 당연시 됐던 시절, 김용희 감독은 기존 감독들과 다르게 관리를 해줬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기준으로 보면 ‘혹사’가 ‘혹사’가 아니던 시절에서 혹사라고 보고 약간의 관리를 해준 것은 대단한 혁신이었다.

예를 들어서 150이닝을 소화하던 불펜 투수의 소화이닝을 90-100이닝으로 줄인다면 그 당시에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또한 연투도 자제한다면 ‘선진야구’라고 인정받던 시절.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운영을 한다면 관리가 아닌 혹사 야구가 되고 만다.

올 시즌 SK의 선발 4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불펜 투수 채병용이다. 현재 83.2이닝을 소화하며 90이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올 시즌 68경기를 소화하면서 다 한 차례도 선발로 뛰지 않고 순수하게 불펜으로만 90이닝 가까이 소화했다는 것이다.

부상과 오랜 재활에서 복귀한 마무리 박희수는 이닝을 많이 소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투 시키는 횟수나 무리한 기용들을 보면 그저 옛날 야구를 하는 것이지 관리야구를 한다고 볼 수 없다. 이미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거나 시즌 아웃된 선수들도 있다. 또한 김광현도 팀이 급해서 끌어 쓰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심지어 23일 경기에서는 불펜 대기를 하기도 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광현은 위력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비단 투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야수 기용 면에서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싹을 보이며 좋은 활약을 해주는 이들을 꾸준히 기용하지 않고, 출루율 3할대 초반에 놓여 있던 이명기-조동화를 주구장창 1번으로 기용하더니 시즌 중반 이후에는 고메즈를 1번으로 기용하는 과감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더 많은 문제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독이 팀 전력을, 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의 철학만 추구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이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관심사는 앞으로 SK가 연패를 끊느냐? 아니면 계속해서 연패를 이어나가느냐 그 것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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