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캐피탈) |
오레올의 그림자를 지우며 업템포 2.0을 선보일 수 있을까?
현대캐피탈은 23일 청주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KOVO컵 대회 첫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모든 구단들이 컵대회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에 이날의 패배가 V리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비록 첫 경기이기는 했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나타났던 것도 사실이다.
신영석의 포지션 변경, 긍정보다는 부정적
한국전력에 패한 후, 최태웅 감독은 신영석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일단 한 경기만 놓고 보면 긍정적인 요소는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신영석은 서브1득점, 공격 3득점으로 총 4득점, 공격성공률 33.33%를 기록했다. 경기 과정과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기록을 봤을 때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분명 신영석의 포지션 변경이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현대캐피탈은 또 다른 배구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오랜 기간 미들 블로커로 뛰었던 선수가 포지션 변경을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신영석의 포지션 변경이 독이 될 수 있다.
노재욱과 호흡 문제 - 빨라 보이지 않는 스피드 2.0
최태웅 감독이 말하는 업템포 2.0은 2016-2017시즌이 끝났을 때,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퇴보한 느낌을 줄 뿐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첫 실전 경기이기는 하지만 노재욱 세터와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공격수들이 점프 타이밍이나 스텝도 바꿔야 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시즌을 함께 했고, 또한 성공적인 모습도 보여줬던 만큼 첫 경기에서 호흡 문제는 그리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외국인 선수 톤 밴 랭크벨트나 우상조, 신영석과의 호흡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문성민을 비롯해서 박주영-송준호 등 지난 시즌 함께 했던 공격수들과 호흡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공격수들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노재욱이 무리하게 낮고 빠르게만 올리려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전혀 업그레이드 된 느낌을 주지 못하는 것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만약 올 시즌 최태웅 감독이 말하는 업템포 2.0이 지난 시즌에 비해 변화가 없다면, 작년의 업템포 1.0도 그저 오레올의 효과라고 밖에는 할 수 없다.
물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단 한 경기에서 보여준 현대캐피탈의 배구는 스피드 2.0 보다는 너무도 어수선한 경기를 선보였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 톤도 첫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13득점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했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또한 장점보다 단점을 더 노출했던 경기. 이 역시 현대캐피탈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다행이 25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년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 리그 2차전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22 25-21 26-24)으로 이겼다. 문성민은 팀내 최다 득점인 15점을 기록했고, 박주형도 14득점을 올렸다.
관심을 모은 신영석은 센터로 복귀해 1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6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영석이가 레프트 자리에서 부담을 느껴 오늘은 본래 포지션인 센터로 내보낼 것”이라고 밝혀 변화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