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내연녀 남편을 살해한 뒤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착각해 제 발로 귀국한 4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중국으로 달아난 혐의(밀항단속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 내연녀 B(48)씨에게도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형을 유지했다.
지난 1996년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A씨는 동네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하다가 여주인 B씨와 내연 관계가 됐다.
A씨는 그해 12월 8일 대구 달성군 한 공용주차장으로 B씨 남편을 불러내 "부인과 헤어지라"고 요구하며 다투던 중 B씨 남편을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도피생활을 하던 이들은 화물선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이 사건은 2011년 12월 7일 살인죄 공소시효 15년(현재는 25년)이 만료되면서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11월 상하이에 있는 한국영사관을 찾아 밀항 사실을 실토한 뒤 중국 공안에 2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 1월 6일 귀국했다.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판단한 이들은 경찰에 붙잡힌 뒤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2014년 4월에 중국으로 밀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이 B씨 언니의 집에서 압수한 위조여권 사본 등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범행 직후 밀항 사실을 실토했다.
사법당국은 이들이 범행 뒤 외국으로 도주하면 해당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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