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성매매 단속과정에서 여성이 투신 사망한 사건과 관련, 경찰의 과실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전서영 판사는 숨진 여성의 아버지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원고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2014년 11월 25일 오후 통영시 광도면의 한 모텔 6층에서 딸인 A(당시 24)씨가 12m 아래로 투신해 숨지자 소송을 냈다.
원고는 "손님으로 위장한 경찰이 여성을 외부로 불러내 거래했다"며 "여성이 안심한 상태에서 갑자기 단속반임을 알리고 현장 검거에 나서, 극도의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낀 여성을 극단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A씨가 사망하기 직전 경남경찰청 소속 경찰 6명은 단속팀을 꾸려 티켓다방 성매매를 단속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단속팀 1명이 손님으로 위장해 모텔에서 만난 A씨에게 화대로 현금 15만 원을 전달한 뒤 A씨를 성매매 현행범으로 적발했다.
A씨는 옷을 입겠다며 단속팀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한 다음 모텔 창문으로 투신해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여경이 동행하지 않았을 뿐더러 A씨의 돌발 행동에 대비한 안전 조치 등이 없었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재판부는 단속과정에서 경찰의 과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매매 여성 단속시에는 인권 보호나 돌발 상황 대처를 위해 여성 경찰관을 동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급작스럽게 단속을 당한 여성이 상당한 수치심과 공포심으로 정상적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경찰은 우발적 사고에 대비해 상당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경찰관들의 직무 집행상 과실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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