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잡아 불태워 먹은 인근 주민들… "버리자니 아까워 먹었다" 분노 폭발

입력 2016-10-04 10:27   수정 2016-10-04 10:29


실종됐던 대형 애완견이 나흘 만에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잡혀먹힌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 익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대형견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 8마리를 키우던 A씨는 지난달 26일 애완견 중 한 마리를 눈 앞에서 놓쳤다.

A씨가 문을 세게 닫으면서 `쾅`소리가 나자 성격이 소심한 편인 애완견 `하트`(10년생)가 놀라 집 밖으로 뛰쳐나간 것.

하트는 다음날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A씨는 실종 전단을 만들어 마을과 주변 마을까지 샅샅이 뒤졌다.

그러던 중 집에서 4㎞ 정도 떨어진 한 다리 밑에서 하트와 유사하게 생긴 개를 봤다는 제보를 듣고 목격된 장소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버스기사 등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했다.

A씨는 `개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누군가 개를 트럭에 태워 데려갔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 조사결과 인근 마을에 사는 B(73)씨 등 4명이 하트를 1t 트럭에 실어 마을회관으로 데려간 뒤 그곳에서 도살해 고기(40㎏)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증인들은 개 주변에 둔기를 든 50∼60대 남성 3명이 서성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대형견 강아지 올드잉글리시쉽독 불에 태워 개고기로 먹은"이라는 제목으로 하트의 수색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이 글은 각종 온라인사이트에 일파만파 퍼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고, 현재 이 글은 약 9000여건의 댓글이 달리며 안타까운 사연에 대한 위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B씨는 경찰에서 "도로에 큰 개가 죽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봤다. 일반 개(식용)하고는 달라 보였지만,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개를 잡아 나눠 가졌다"고 진술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4일 개를 가져다 먹은 B씨 등 3명을 점유물이탈 횡령 혐의로 입건하고, 1t 트럭을 운전한 C씨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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