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길거리에서 한 여성이 중국계 남성을 향해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이 남성은 미국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 국적자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마이클 뤄 기자가 지난 9일(현지시간) 맨해튼의 동북쪽인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겪은 일이다.
뤄는 이 경험을 10일 이 여성에게 보내는 편지글에 써서 NYT에 실었다. 그는 미국인 유학생 1세대를 부모로 둔 중국계로,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언론인이다.
뤄가 아내와 딸, 그리고 다른 아시아계 친구들과 함께 이날 맨해튼의 교회에서 나와 근처 한국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할 때였다.
이들이 가진 유모차 때문에 길이 막혀 짜증이 난 한 여성이 지나가면서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뤄가 달려나가 이 여성을 가로막아서자 여성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물러서는 뤄에게 여성은 "당신들 나라로 돌아가란 말이야"라고 다시 소리쳤고, 뤄도 지지 않고 "나도 이 나라서 태어났다"고 맞받았다.
뤄는 편지글에서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번에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지금의 정치환경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슬픔이 솟구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여성에 대해 "좋은 레인코트를 입었고 아이폰을 갖고 있었다.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의 여느 학부모와 다를 게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여성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당신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에게 준 모욕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가슴에 남게 된다"면서 "우리가 매일같이 싸우고 있는 그 사라지지 않는 `다르다`는 느낌이 그것"이라고 썼다.
그는 "(나는 미국에서 자랐지만) 지금도 자주 아웃사이더라는 기분을 느낀다"라며 "이 느낌이 앞으로 사라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내는 7살 난 딸에게 `우리는 미국인인데 가끔 어떤 사람들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해줬다"고 소개한 그는 "당신이 이제 이해를 하기를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트위터에도 올렸다. 차별을 당했던 아시아계의 비슷한 경험담과 더불어 위로와 격려의 글이 답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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