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노래도 노벨 문학상?'…밥 딜런 수상 '시끌'

입력 2016-10-14 07:39  


미국 포크 음악의 거장이자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음유시인으로 불린 밥 딜런(75)의 파격적인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트위터 여론이 양분됐다.
CNN 방송과 시사주간지 타임 등 미국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딜런의 수상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여론이 급격하게 갈렸다고 소개했다.
사회 전 분야의 주제를 망라한 깊이 있고 울림 있는 가사로 미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혀 가수로는 노벨 문학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딜런에게 축하를 보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순수 문학가 대신 가수인 딜런을 수상자로 낙점한 스웨덴 한림원의 `급진적`인 결정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비판론자들의 주된 견해는 딜런의 팬이지만, 앞으로 노벨 문학상의 권위가 우려된다는 게 주를 이룬다.

반전 가수이자 저항가수인 딜런의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들은 어느 시인보다도 뛰어난 시적 감각을 가사에 반영한 딜런의 수상을 당연하게 여겼다.
흐랙이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딜런을 사랑한다"면서 "작곡은 늘 소설이나 다른 책보다 위대하다"고 썼다.
영국의 명재상 윈스턴 처칠 역시 1953년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한림원은 당시 선정 이유로 "역사적이고 전기적인 글에서 처칠의 탁월한 묘사 능력과 인간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한 눈부신 웅변술"을 꼽았다.
존 스캘지는 "작곡은 저술 작업"이라면서 "딜런이 지난 10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작곡가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노벨상 수상을 대변한다"고 했다.
맥스 두 프리즈는 딜런의 수상을 비판하는 이들을 두고 `지적으로 고상한 척 하는 부류`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 마이클 디컨은 "심지어 딜런의 50년 광팬인 우리 아버지조차도 노벨상 수상 발표를 우습게 생각한다"며 스웨덴 한림원의 결정을 꼬집었다.
캐비르 타네자는 "딜런이 상을 받은 것보다 미래의 작사가들에게도 노벨 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생긴 것을 우려한다"는 글과 함께 가수 리한나의 곡 `워크`(Work)를 게재했다.
그는 가사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이 곡을 올린 뒤 "2034년 노벨문학상을 받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모른다"라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비판에 가세했다.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서평 담당 에디터인 파밀러 폴은 "노벨문학상 수상 자격이 충분한 소설가들이 많았다"는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고, 모건 저킨스는 "딜런을 좋아하지만,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낙담했다"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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