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기습 축소에 실수요자 '날벼락'

조연 기자

입력 2016-10-17 17:42   수정 2016-10-17 17:34

    <앵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세를 잡기 위해 보금자리론 신규 공급을 사실상 중단하는 강경책을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시행에 임박해 공지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여기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올 연말 대출절벽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갑작스런 보금자리론 공급 축소에 나서자 주택금융공사 상담센터에는 전화가 쇄도합니다.

    <현장음> 주택금융공사 서울중부지사 상담원

    "그러면 (대출이) 안되세요. 고객님 등기일이랑 대출일은 같으셔야 합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 대출 자격을 주택가격 3억원 이하로 대폭 낮추고, 소득조건 역시 부부합산 6천만원 이하로 신설했습니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분양가가 1㎡당 630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수도권 일대 전용면적 60㎡가 넘는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출이 어려워집니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당초 보금자리론 연간 목표는 10조원인데, 이미 지난 8월말 기준 9조원을 초과해 공급 축소를 고심했다"며 "여기다 지난 8.25 가계대책 발표 이후 보금자리론 신청이 더욱 늘어 불가피하게 리스크 관리에 나설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금공에 따르면 이번 대출대상 요건 변경으로 약 44%, 절반에 가까운 수요자들이 보금자리론 이용이 불가해질 전망입니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던 수요자들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태현 (32, 경기 파주)

    "연차 빼서 급히 왔다. 정부 정책이 너무 급작스럽게 바뀌는거 같다. 들은 정보도 없다가 주말에 갑자기 변동된다고 하니 대응할 시간도 없고.."

    주말동안 마땅한 문의처를 찾지 못한 주택 수요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혼란스러움과 불만을 쏟아 냈습니다.

    조건에 맞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시중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이나 적격대출, 변동금리 대출 등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데, 최근 은행권도 대출심사 강화, 가산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나서고 있어 갈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보금자리론 보다 최소 0.3%포인트 높은데, 이마저 이용하지 못하면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릴 수 있다"며 "여기다 연말 미 금리인상이 본격화 될 경우 가계의 금리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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