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페이스북 팬 늘리고 싶다면 하이마트를 배워라

지수희 기자

입력 2016-10-20 11:16  


(▲사진 = 빅풋나인 위클리 팬 증가 순위)

최근 롯데그룹의 SNS 소통이 공격적이다. SNS 분석업체 빅풋나인에 따르면 지난주(10월10일~16일) 팬 수 증가 상위 20개 페이스북 페이지 중 롯데그룹 계열사는 5개나 포함돼 있다.

롯데 그룹사 가운데 1위 자리는 수년 째 롯데월드가 지켜왔다. 하지만 1위 자리의 주인이 이번주 바뀌었다.

20일 현재 하이마트의 페이스북 팬수는 328만명을 기록하며 롯데월드의 327만명을 넘어섰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진=옥지현 하이마트 마케팅팀 매니저(좌)와 신현채 하이마트 마케팅팀장(가운데) / 장소 : 하이마트 본사 )

◇ 팀장의 인식을 바꿔놓은 한 장의 사진

롯데그룹은 2014년부터 SNS 소통을 장려했다. 하이마트도 그 때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대부분 하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싸고 좋으니 사라는 메시지였다. 그 결과 1년간 단 10만 명의 팬을 모으는데 그쳤다.

1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일방이 아닌 쌍방향 콘텐츠로 방식을 바꾸자 팬이 조금씩 늘었다.

어느 날 마케팅을 총괄하는 신현채 팀장에게 SNS를 담당하는 막내사원이 한 장의 사진을 들고 왔다.

가는 곡선과 연결이 채 안된 고리모양의 도형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겠다는 막내의 제안을 신 팀장은 단번에 거절했다.

며칠 후 막내는 그 사진을 다시 들이 밀었다. 신 팀장은 또 거절했다. 하지만 막내는 뜻을 꺾지 않았다. 결국 신 팀장은 막내의 의견을 들어줬다.


(▲사진=하이마트 페이스북 캡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댓글에는 머리카락인줄 알고 손으로 치웠다거나 심지어는 훅 바람을 불었다든지 액정이 깨진 줄 알았다거나 로딩중인 줄 알고 계속 기다렸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그 전까지 문구 하나 사진 하나를 꼼꼼히 체크했던 신 팀장은 그 이후 많은 부분을 내려놨다.

신 팀장은 "사실은 왜 그 사진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는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 때 내가 많이 관여하는 것보다 가이드라인을 벗어났을 때만 수정을 해주는 방식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 이모지 활용 콘텐츠가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

하이마트 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콘텐츠는 페이스북 이모지를 활용한 선택지 콘텐츠다.

짬뽕이냐 짜장이냐 등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중국집 메뉴 선택 문제부터 장기자랑할 때 춤이 나을지 노래가 좋을지, 라면 먹을 땐 배추김치냐 열무김치냐, 또 회를 먹을 때 간장에 찍을지 초장에 찍을지 등 우리가 일상에서 고민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계속 던진다.

팬들이 이 피드를 공유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인게이지먼트(좋아요, 댓글 등 적극적인 반응)가 늘었다.

처음 이 콘텐츠의 가능성을 본 것은 주부들의 사소한 고민을 함께 나누면서 시작됐다. 주부들이 많이 모여 있는 카카오스토리 채널에서 이모지를 이용해 상추를 씻을 때 꼭지를 떼는지 안 떼는지를 물었더니 의외로 많은 댓글이 달렸다.

당시 페이스북에서 감정이모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던 옥지현 마케팅팀 매니저는 샤프심을 주제로 어둡고 밝음을 나타내는 H, B, HB를 선택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사진=하이마트 페이스북 캡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나왔다.

광고 집행없이 7만개 이상의 좋아요와 23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 이후 이모지를 활용한 콘텐츠는 하이마트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어묵을 주제로 한 콘텐츠는 3만 6천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간절기 패션으로 후드집업인지 가디건인지를 묻는 질문엔 2만 8천명이 반응하는 등 이모지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옥지현 매니저는 "점심 시간에는 주로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를 올린다"며 "해당 주간의 이슈와 관련된 내용이나 추석이나 한글날 등 시의성을 고려해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GIF나 동영상을 활용한 이모지 콘텐츠를 시도하는 등 페이스북의 정책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사진=하이마트 페이스북 캡쳐 / 이모지를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

◇ `가전`과 연결이 관건…파트너사와 협력

젊은층이 공감할 만한 재미있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하이마트의 핵심제품인 `가전`을 콘텐츠에 어떻게 담아내는가도 하이마트 마케팅팀의 중요한 고민 중 하나다.

이모지 콘텐츠에 가전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공감 콘텐츠 보다는 인게이지먼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이마트는 360도 카메라를 가전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보기 힘든 가전제품의 내부를 360도 카메라로 찍어 어떤 가전제품인지 맞히는 퀴즈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사진=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하이마트 페이스북 콘텐츠)

하이마트에서 판매되는 협력사 제품 영상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드론처럼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제품 영상이나 토스트메이커 같은 요리법이 포함된 영상이 SNS에 적합하게 제작돼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옥지현 매니저는 "협력사들은 320만 명의 팬이 있는 채널에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고 하이마트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확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계열사끼리의 협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편이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팬 수 1, 2위를 다투고 있는 페이지와 협력해 `집들이`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이마트의 팬은 롯데월드 페이지를 방문하고 롯데월드 팬은 하이마트 페이지에 방문해 댓글을 남기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이나 스피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콘텐츠 노출 범위를 확대했다.


(▲사진=하이마트 페이스북 캡쳐 / 드론 제작사 영상 활용)

하이마트는 아직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페이스북 라이브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젊은층의 관심이 많은 가전제품 개봉기나 매달 바뀌는 광고모델의 촬영장 뒷모습 등 페북 라이브에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 운영도 염두해두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성공할 경우 하이마트의 SNS 팬 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신현채 팀장은 "신규 채널 확보로 SNS 팬 수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현재 팬들의 활동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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