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경기 불황에도 '땅짚고 헤엄치는' 은행

조연 기자

입력 2016-10-21 17:01  

    <앵커>

    한국 경기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지만, 눈에 띄는 실적을 나타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은행인데요.

    초저금리와 부동산 호황이 맞물리며 급증한 가계 대출이 은행 호실적을 이끌었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3분기 깜짝 실적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20일 발표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각각 4850억원, 4218억원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보다 4.9%, KB국민은행은 무려 80.6% 오르는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앞서 실적을 공개한 우리은행 역시 10% 늘어난 3556억원 순익을 기록했고, 세 은행 모두 1~3분기 누적 실적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을 정도입니다.

    역설적이게도 호실적을 주도한 것은 은행권이 가장 우려했던 초저금리였습니다.

    사상 최저 금리 수준이 지속되면서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이익 감소를 우려했지만, 되려 초저금리에 가계 대출이 급증하면서 일종의 '박리다매' 효과를 나타낸 것입니다.

    여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는 은행에 더욱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은행이 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여신심사 강화와 대출 금리 인상인데, 적잖게 눈치보였던 가산금리 인상을 당국의 정책을 따른다는 명분 아래 실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1월 이후 줄곧 2%대에 머물렀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사실상 3%대로 올라섰습니다.

    또 최근 국내 갈 곳을 찾지 못한 투자자금들이 금리가 싼 요구불예금에 정체되면서 이 역시 은행들이 손쉽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됐습니다.

    물론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을 지난해 미리 쌓아두고, 여느 때보다 비용 감소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이 실적개선에 한 몫했지만, 금융권이 줄곧 외치던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은 아니란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가계 대출 장사로 호실적을 이어가는 것은 이미 한계를 나타낸 과거가 있다"며, "금융사의 수익구조 개선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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