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당국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계부채를 우려해 하반기 들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라고 은행에 권고하고 있지만 웬일인지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금리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은행들이 숨고르기에 나선 겁니다. 이근형 기자입니다.
<기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가파른 증가세가 멈춰 섰습니다.
지난해 7월(29.6%) 이후 매월 꾸준히 높아지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잔액기준)은 9월들어(34.6%) 한 달 전보다 오히려 0.1%포인트 줄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은행들이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을 분석해봤더니 상황은 더 극명합니다.
최근 5개월간 대출액 절반 이상이 고정금리로 취급됐지만, 9월에는 절반이 채 안됩니다.
대신 변동금리라고 할 수 있는 수신금리 연동(코픽스) 대출의 비중이 25%에서 30%로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높아질 조짐을 보이자,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 늘리기를 머뭇거리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한국은행 관계자
“금리가 약간 올라가면서 금융기관쪽에서는 아무래도 변동금리쪽을 많이 생각을 하겠죠?”
금리하락기에는 시시각각 금리변화를 반영하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판매하는 게 은행에 유리하지만, 금리상승기에는 그 반대가 됩니다.
또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당국이 정한 연내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보입니다.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바닥을 찍고 두달째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고정금리 늘리기에 치중하던 은행들의 태도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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