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청계광장 촛불집회·최순실 집중보도… "朴 정부 최대 위기"

입력 2016-10-30 13:58  


주요 외신들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부터 청계광장 촛불집회까지 혼란 속 국정을 잇따라 소개하고 있다.

각국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29일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목해 보도하면서 최대위기를 맞은 박대통령의 레임덕이 자국과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도 분석하는 모습이다.

AP통신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며 "경찰 추산 1만2천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박대통령을 둘러싼 압박과 분노가 커진다며 "교복입은 10대와 대학생, 어린아이를 데려온 중년 부부 등 다양한 시민이 청계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박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배신했고 국정 운영을 잘못했다고 화난 시민들이 말했다"며 나라를 이끌 권한을 잃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집회 현장 사진과 내용을 상세히 전했고, UPI, dpa통신 등도 촛불집회 소식을 타전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는 `샤머니즘적 숭배가 연관된 스캔들 소용돌이가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스캔들이 "수천만 달러의 돈과 국정개입 혐의뿐만 아니라 `샤머니즘 예언자`, 승마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고(故) 최태민 씨가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는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의 본국 보고 사실을 거론하며 "비선 실세 루머와 족벌주의, 부정 이득 등이 포함된 드라마틱한 전개의 스캔들이 박 대통령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썼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신령스러운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가 조선·철강업 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인 불안정성이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28일 설명했다.

일본 언론도 1면과 국제면에 주요기사로 이번 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NHK는 30일 "검찰이 청와대 고위 간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는 사태가 될 수 있다"며 "29일 밤 서울 청계광장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발표로 2만명이 참가했다"며 집회 영상을 소상히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인사 쇄신 등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지만 지지율이 사상 최저인 14%로 떨어지는 등 비판이 커 혼란이 수습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

교도통신도 주최 측 발표 2만명 이상의 항의 집회가 있었다며 "청와대도 수사 대상이 되는 이례적 사태로, 박근혜 정권은 중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은 "박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고 있어 대일관계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개선 기미가 보이던 한일관계가 답보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식통들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통화스와프 협정 협상은 물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1면과 국제면을 할애해 최순실 게이트 기사를 실었고, 아사히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박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는 등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박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양국이 연내 체결을 목표로 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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