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여당의 거국 중립내각 구성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은 거국 내각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며 날을 세웠다.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김경수 의원은 30일 언론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짝퉁내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덮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야권과 국민 앞에서 자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 측의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거국중립내각은 국정 혼란을 막기 위한 하나의 제안이었다"며 "그러나 지금 청와대가 짜맞추기를 하는 정황이 발견되는 상황에서, 더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거국 중립내각’이란 법률적 용어라기보다는 정치적 용어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중립적 내각으로,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천한 인물들로 꾸려진다.
일반적으로 전시 등 국가비상 상황에서 구성된다는 점에서 여당의 건의는 현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의원내각제 성격이 가미된 정치 체제로, 대통령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대신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내각이 국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엄밀한 의미의 거국중립내각 구성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헌법에서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내각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집권세력이 모든 권한을 내각에 넘겨주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6일 `표류하는 국정을 수습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을 향해 "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시라"면서 거국중립내각을 처음으로 제안한 바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