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을 이끄는 한국거래소의 현황과 경쟁력을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60년 간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면서 증권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는 거래소의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자본시장의 핵심 기관인 한국거래소에 60년 넘게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거래소 내부에서 공채를 통해 양성해 낸 수장은 설립 44년째인, 1999년 취임했던 박창배 전 이사장이 유일합니다.
역대 이사장 인맥을 둘러보면 재무부 경제관료 출신이나 정치권과 관계를 맺은 인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수 십년 째 이어진 낙하산 인사의 정점을 찍은 건 지난 9월 말 선임된 정찬우 이사장입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하는 거래소에 자본시장 관련 업무는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인물이 수장으로 선임된 것입니다.
야심차게 선진 증시 도약을 밝혀온 거래소의 포부는 무색해졌고 자본시장의 발전도 멈춰선 셈입니다.
<인터뷰>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미약품 사태에서 보듯이 거래소가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또 많은 사람들이 낙하산 인사가 온다면 내부 직원들 사기는 물론 거래소의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정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금융계 낙하산 인사를 주도하며 정무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상황.
세간에서는 ‘금융계의 우병우’ 또는 ‘청와대 핫라인’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소 노조 또한 정 이사장이 부적격하다며 부분 파업과 출근저지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
“거래소가 2015년 1월에 공공기관에서 빠졌어요. 당연히 공직유관단체에서도 뺏어야 하는데 바로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했습니다. 금융위가 자기들 취업제한에 걸리니까 넣은 겁니다. 거래소와 증권금융을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하면서 이해선, 이은태, 정찬우까지 낙하산이 올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된겁니다.
진통 끝에 취임은 했지만 정 이사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또 한 번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 중 핵심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과 현 정권의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동하며 창조경제의 틀을 짠 대표적인 '친박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이사장은 취임기념 간담회에서 "최순실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정찬우 이사장이 낙하산 열차의 막차를 탄 건데 최순실 게이트로 3년 임기 중 1년이라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비판을 넘어 비웃음까지 사고 있습니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월엔 이은태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오르면서 입방아에 오르내렸습니다.
거래소 이사장 부재시 직무대행을 하는 2인자 자리에 외부인사가 곧장 선임된 탓입니다.
그동안 이 자리는 외부 출신이 거래소 내 다른 자리를 거쳐 돌아 들어온 적은 있어도 직접적으로 온 선례는 없습니다.
계속된 낙하산 투입으로 현재 거래소 상임이사 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명이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진 상태입니다.
<스탠딩> 신선미 기자 ssm@wowtv.co.kr
‘꽃보직’을 찾기 위한 퇴직 관료와 권력에 빌붙은 부나방들이 수장으로 오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어떻게 자본시장의 발전을 진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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