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를 통해 삼성그룹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추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긴급 체포된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 조사가 어제 오전 10시부터 오늘 새벽까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 씨를 상대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과 자금 유용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으나 대부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일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가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와 독일에 설립한 `비덱(Widec) 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로 약 35억원)의 삼성 측 자금이 넘어간 흔적을 발견했다.
이 돈은 지난해 9∼10월께 비덱의 예전 이름인 `코레(Core) 스포츠`로 송금됐으며, 국내 은행을 거쳐 독일 현지 은행의 회사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건너간 돈은 정유라씨의 말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의 송금 자료, 국내와 독일에 최씨가 세운 회사의 자금 내역 등에 관한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넘겨받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흐름을 포착했으며 삼성 계열사들의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비덱은 최씨 모녀가 두 재단 자금을 유용하고자 만든 회사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 K스포츠재단이 SK그룹에 80억원을 요구할 때도 이 자금이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이며, 비덱이 운영을 맡을 예정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비덱 측이 2020년 도쿄올림픽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육성하겠다며 4대 기업에 80억원씩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자, 물산, 제일기획, 에스원 등 계열사에도 확인해봤으나 비덱으로부터 관련한 요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언론에서 정씨가 삼성으로부터 10억원에 달하는 말을 지원받았다고 보도됐을 때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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