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최순실 대신 누가 담화문 손봤나

입력 2016-11-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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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담화문을 누가 마지막까지 손을 봤는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과거엔 최순실이 연설문을 수정해줬는데, 지금은 누가 수정해주나요?” “박 대통령이 직접 쓴 것 같진 않더라구요” “김기춘이가 써줬나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가 이처럼 정치 핫이슈로 떠오른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최순실 파문으로 다시한번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열흘 만에 다시 국민 앞에 선 박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읽었다.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1분 40초 정도의 발언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던 박 대통령은 이날은 9분 3초간 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사태는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고 용서를 구했다. "특정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또 "무엇으로도 국민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사과", "사죄", "책임 통감", "용서 구한다" 등의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고, 최 씨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스스로 용서하기 힘들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안보 위기와 경제 문제를 거론할 때는 다소 결연한 목소리로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된다"고 호소했고,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0시39분 연설을 마치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어 돌연 연단에서 내려와 현장에 있던 출입기자들을 향해 "여러분께도 걱정을 많이 끼쳐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이만 물러가겠다"며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 사과에는 한광옥 신임 비서실장과 김관진 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을 비롯해 참모 대부분이 배석했고, 침통한 표정으로 담화를 지켜봤다.

갑자기 일정이 잡혔던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와 달리 청와대는 전날 밤 취재진에 담화 발표를 공지했고, 경호인력도 이날 행사장에 나와 사전통제했다.

1차 대국민사과 때는 없었던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쓰인 연단도 등장했다.

또 녹화로 방송한 25일과 달리 이날은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정치권과 SNS에서 녹화사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담화는 25일 대국민 사과 때와 마찬가지로 질의응답 없이 진행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은 사과하는 자리이므로 질의응답이 없었다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청와대는 향후 최순실 사태 진전 여부에 따라 질의응답 시간을 넣은 기자회견 형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참모진들과 함께 담화발표 시점을 고심하면서 메시지 내용을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라인 등 대부분 참모들이 전날 오후 내내 취재진의 전화연락에 응대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민이 쓰는 쉬운 표현으로 담화를 했으면 좋겠다. 민심 그대로 말씀하고, 용서를 구하는게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전날 임명된 한 비서실장은 담화문 작성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으며, 담화 발표 직전 전문을 확인했다고 국회 운영위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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