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추천 새 총리 후보에 손학규-김종인 물망…與野 신경전

입력 2016-11-08 13:44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카드`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차기 총리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여야와 청와대가 구상하는 `책임총리`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위원 제청권을 포함한 내치의 전권을 넘겨받아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총리를 의미하기 한다.

따라서 새로운 총리의 최고 덕목은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이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가정해야 하는 만큼 박 대통령의 무너진 리더십을 메우고 국정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새 총리 후보는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이 있으면서 정치적 색채가 옅은 원로급 인사가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을 추천할 것이냐를 놓고는 정치적 입장이 다른 여야 간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최우선 순위가 보수적 가치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수용할 만한 인사다.

여당이 `김병준 카드`를 꺼내기 전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후보군으로 입에 올린 것도 이런 인식이 깔려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여권으로선 께름칙한 경제민주화를 주장해왔지만, 여권에 몸담은 전력이 있어 보수적 색채도 가진 데다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내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을 지녔다.

손학교 전 대표 역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으로 여권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데다 중도적 이미지도 강하고, 경기도지사를 지내 행정 경험도 가졌다.

야당으로선 국정운영 능력과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을 엄정한 잣대로 다룰 수 있는 인사를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 내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후보군을 놓고 조금씩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구체적인 인물로 들어갈 경우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거국중립내각 총리에 대해 수용 의사를 내비친 바 있는 손 전 대표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손 전 대표에 대해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친노(親盧·친 노무현)·친문(親文·친 문재인)이 주류인 민주당 쪽에서는 정체성 등을 이유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개헌에 적극적인 만큼 친문 진영에선 껄끄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차기 총리 후보를 놓고 여야 간 신경전도 시작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동교동계 인사를 총리 후보로 접촉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화통화에서 "총리 후임 문제로 또 밥그릇 싸움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는가. 진짜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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