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 주변의 주택을 사려다가 거절당하자 `담장`을 쌓아 보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팔기를 거부한 집주인들에게 좋은 경관을 즐길 수 없게 막은 뒤 다시 매각하라는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발메디(Balmedie)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와 인근 주택 소유자들과의 갈등을 소개했다.
데이비드와 모리나 밀네 부부는 어느 날 퇴근했을 때 집 주위에 펜스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부부는 이미 트럼프의 변호인들로부터 차고의 코너가 트럼프 땅이라며 법적 조치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던 터였다.
펜스가 지어진 다음에는 키 큰 나무들이 두 줄로 심어졌다. 이들 부부는 집에서 아름다운 해변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이후 이들에게는 3500달러(약 412만 원)에 집을 사겠다는 내용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이 부부는 우편물을 곧바로 쓰레기통에 넣어 버렸다.
수전과 존 먼로 부부도 비슷한 상황이 됐다.
집을 팔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이 부부는 이제 트럼프 측 사람들이 쌓은 5m 높이의 흙벽을 마주하게 됐다.
트럼프 골프장 맞은 편에 있는 마이클 포브스의 집에는 `힐러리를 대통령으로`라는 깃발이 걸렸다.
그는 트럼프에게서 "슬럼같은 집을 팔지 않으면서, 돼지같이 산다"고 노골적으로 비난을 받은 적도 있었다.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이 있는 곳은 4천 년 된 모래 언덕으로 유명한 해변이다.
10년 전 이곳을 방문한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을 짓겠다"고 약속하고 지역 공무원들과 지역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허가를 받기 위해 트럼프가 남발했던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불평을 제기하고 있다.
12억5000만 달러(약 1조4천7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던 약속은 5000만 달러로 줄었고, 6000 개 일자리 창출 약속은 95개에 그쳤다.
2개의 골프 코스가 아니라 1개가 2012년 문을 열었을 뿐이며, 450개의 객실을 갖춘 8층짜리 호텔은 찾아볼 수 없다.
휴가용으로 950개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약속도 실현되지 않았다. 영주 저택 하나가 16개 방을 가진 호텔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방 정부 대표인 마틴 포드는 트럼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면서 "앞으로 미국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고 싶다면 여기를 보면 된다. 여기가 예고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불만에 대해 골프장 측은 계획이 지연될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지역 미인대회 우승으로 트럼프의 주의를 끌어 현재 골프장 부회장을 맡은 사라 말론은 "트럼프가 1억2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고용 인원도 150명"이라면서 "다른 골프코스와 레저용 프로젝트는 자금이 부족해 보류됐을 뿐 계속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에 136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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