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등 IT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아이디어를 베끼고 있다는 의혹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적 소송으로까지 확대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소모전을 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문성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기 보드게임 '부루마불'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
넷마블은 지난 2013년 이 게임을 내놓은 후 영업이익이 1년 만에 1천억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넷마블의 이 간판 게임이 최근 한 중소 게임사로부터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모두의 마블'이 자사의 게임을 베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유제정 / 아이피플스 대표
"보드판의 이름, 특히 랜드마크의 경우 빌딩, 호텔, 빌라를 다 지으면 랜드마크가 나온다든지 이런 것들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들었던 부분인데 그것을 (넷마블이) 다 쓰고 있고요."
넷마블 측은 앞서 내놨던 다른 게임들과 모두의 마블의 게임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아 문제될 게 없다며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내 1위 포털업체 네이버도 이른바 '베끼기 논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제2의 라인'으로 키우겠다는 동영상 채팅앱 '스노우'는 국내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롤리캠' 서비스와 상당히 닮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정진욱 / '롤리캠' 개발업체 대표
"콘셉트 이외에 저희 아이콘들, 또 심지어 마케팅 방식들, 스티커들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시간차를 두고 복제한 것이죠."
네이버는 얼굴을 인식하고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은 이미 다른 앱에서 많이 쓰이는, 공개된 기술인 만큼 베낀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번역 서비스를 내놨다가 스타트업의 번역 앱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자 이를 인정하고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유독 IT업계 내에서 이 같은 '베끼기 논란'이 빈번한 건 IT서비스 내 지적 재산권에 대한 범위가 애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
여기에 단기수익 내기에 급급한 IT업계의 속성 역시 베끼기 논란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대웅 / 상명대 교수
"길게 기획을 하고 길게 계획을 잡고 가줘야 하는데 단기간에 뭘 해야 하고 금방 또 수익이 나는 것을 해야 하고."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논란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법적 소송에 앞서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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