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성적표 '낙제점'..3분의 2 공모가 밑돌아

<앵커>

올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 한 모습을 보이면서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도 곤두박질 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상장을 미루거나 아예 철회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IPO기업 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총 76곳(1일 기준).

지난해 117곳보다 35%나 줄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불황에,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 상장 기업수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또, 최근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으면서 상장이후에도 새내기주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가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이전상장과 재상장, 스팩상장을 제외한 51개 올해 신규상장사의 평균 주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0.45%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은 51개 기업 중 3분의2인 33개에 달했고, 20% 이상 하락한 기업도 16곳이나 됐습니다.

유가증권 시장에선 두올이 -45.9%로 주가 수익률이 가장 낮았고, 이어 엘에스전선아시아와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이 각각 공모가 대비 30% 이상 하락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코스닥에선 장원테크가 -51.8%로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고, 이어 에코마케팅과 아이엠텍, 로고스바이오 등도 3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처럼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불안한 장세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기관과 외국인마저 패시브 투자전략으로 돌아서면서 시총이 낮은 종목들이 소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개별 기업의 가치보다도 수급적인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들도 ETF를 매수하고 있거든요. (패시브 전략으로) 시가총액 큰 종목을 사지 공모된 주식은 안산다는 거죠."

신규상장 기업들의 성적이 저조하면서 IPO를 추진하던 기업들은 일정을 미루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장 예정이었던 제이앤티씨는 수요예측이후 상장 계획을 철회했고, 에코마이스터는 수요예측 전에 공모를 포기했습니다.

이 밖에 넷마블 게임즈와 ABC마트 코리아는 내년으로 상장 일정을 늦췄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까지는 IPO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조광재 NH투자증권 ECM본부장

"내년에는 기대가 될만한 회사가 별로 없고, 호텔롯데도 불투명하고 내년에 (상장) 할지 안할지에 대해서도..."

IPO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지고, 기업 가치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내기주들은 내년초에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 입니다.